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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이도류’는 신기한 일이 아니다. 양대 리그의 한 축인 내셔널리그에선 투수가 타석도 밟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일본인 새내기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오타니는 투수를 타선에 넣지 않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다. 선발 등판하는 날만은 타격보다 투구에 집중할 생각으로 아메리칸리그를 고집했고, 올 시즌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로 데뷔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 10차전까지 타석에서 3경기 연속 홈런, 마운드에서 2전 전승의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1. 노력하는 천재

오타니를 가장 잘 나타내는 한 장의 그림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생 시절 ‘일본 프로야구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를 목표로 작성했던 계획표다. 그는 단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가지 대원칙을 세웠다. 각 항목마다 다시 8가지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매일 72개의 세부계획을 실행하면서 8개의 대원칙을 달성했다. 그렇게 1개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오타니가 세웠던 목표들을 자세히 보면 최고 투수가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구위, 제구, 변화구처럼 투수로서 갖춰야 할 기량만이 아니라 정신력, 인간성 등 프로의 덕목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그렇게 시속 160㎞의 강속구를 고등학생 때 얻었고, 2012년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다.

니혼햄의 2016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인공은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그해 정규리그 21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타자로 겸업하면서 22홈런 타율 0.322까지 작성했다. 투·타 중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오타니는 그해 1위표 253장, 2위표 1장을 쓸어 담아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 뽐낼 필요도 없는 강렬함

신장 193㎝, 체중 95㎏의 거대한 몸집을 하고선 공을 던지는 자세는 부드럽다. 투구는 가끔 시속 165㎞로 타석까지 날아간다. 평균 구속만 시속 154㎞다. 출루에서 한국 최고를 자랑하는 김현수(30·LG 트윈스)마저 2015 프리미어 12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안타 1개만 치고 나머지 타석을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현수는 당시 “지금까지 상대한 투수 중 오타니의 공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오타니가 체중을 불리면 구속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타석에서도 괴력을 발휘한다. 제대로 맞은 공은 예외 없이 담장을 넘어간다. 정통파 파이어볼러, 파워히터의 능력을 모두 갖췄다.

이런 오타니에게 일본은 너무 작은 무대였다. 그는 니혼햄에서 이적 없이 5시즌 동안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넘어갔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야구선수의 꿈과 노력이 점철되는 곳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에인절스와 계약금 231만5000달러(24억7400만원)로 6년 계약에 합의했다. 3시즌 동안 최저 연봉을 받고, 나머지 3시즌에 대해 연봉을 조정하기로 했다. 오타니의 겸손한 성품과 섬세한 자기관리는 이 계약조건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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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벌써 메이저리그 2승 ‘오타니 신드롬’

에인절스의 메이저리그 10차전 홈경기가 열린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오타니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앞서 지난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홈 1차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1개씩 홈런을 때린 뒤 하루를 쉬고 오른 마운드였다. 오타니는 여기서 아웃카운트 19개를 잡는 동안 단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은 ‘퍼펙트 쇼’를 선보였다. 최고 시속 160㎞의 강속구를 뿌려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속 140㎞대의 스플리터로 잡은 삼진만 8개였다.

7회초 1사에서 마커스 세미엔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고 다소 흔들렸지만 크리스 데이비스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맷 올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초 블레이크 우드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던진 공은 모두 91개. 그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4.50에서 2.08로 내려갔다.

4.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초반 10경기 기록

3월 30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어웨이) / 5대 6 패 / 8번 지명타자 5타수 1안타
3월 31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어웨이) / 2대 1 승 / 결장
4월 1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어웨이) / 8대 3 승 / 결장
4월 2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어웨이) / 7대 4 승 / 선발승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
4월 3일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홈) / 0대 6 패 / 결장
4월 4일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홈) / 13대 2 승 / 8번 지명타자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4월 5일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홈) / 3대 2 승 / 8번 지명타자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4월 7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홈) / 13대 9 승 / 8번 지명타자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4월 8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홈) / 3대 7 패 / 결장
4월 9일 / 오클랜드 어슬래틱스(홈) / 6대 1 승 / 선발승 7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 (현재 평균자책점 2.08)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오타니 쇼헤이

더피플피디아는 국민(The People)과 백과사전(Encyclopedia)을 합성한 말입니다. 문헌과 언론 보도, 또는 관련자의 말과 경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백과사전처럼 자료로 축적하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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