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버 캡처

생활고에 시달리는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선행을 펼치는 유튜버가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송파 세 모녀 사건’ 등 저소득 취약계층이 정부가 구축한 사회보장체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심각한 생활고에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홀로 사는 노인들을 돕는 그의 행동에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유투버 유정호씨가 7일 유튜브 채널 ‘유정호tv’에 “북한에서 태어나신 할아버지의 유언을 들어드린 유튜버”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유씨는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유씨는 “한 여고생이 남편을 떠나보낸 뒤 생활고에 시달리는 할머니가 있다는 제보를 보냈다”며 “할머니는 의지할 가족도 없다고 한다. 음식을 살 형편이 못돼 수돗물로 배를 채운다는 할머니를 찾아가 도움을 드리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홀로 사는 어른들을 찾아갈 때면 쌀과 음식, 현금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번엔 쌀을 사지 않았다”며 “할머니는 쌀을 사간다고 해도 반찬 등 밥과 함께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쌀 대신) 현금을 많이 준비했다. 시장에 가서 직접 반찬이랑 먹을 것들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어르신들을 돕고 있어 큰 돈을 드릴 수는 없지만, 매번 굶지 않게 이맘때쯤 계속 도와 드리도록 하겠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하러 가겠다”고 덧붙였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지원금은 유튜버 유정호씨와 유튜버 구독자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버 캡처

할머니는 유씨와 그 가족들을 살갑게 맞이 했다. 할머니는 유씨의 아들을 보며 “어린아이가 나 때문에 추운데 (여기까지 왔다)”며 “집이 추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씨는 “따뜻하게 꽁꽁 싸맸다”며 할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렸다. 이어 왜 이렇게 집이 춥냐고 물었다. 이에 할머니는 보일러에 기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3일 동안 추위에 떨다가 너무 힘들어 보일러 기름을 사러 갔다. 하지만 보일러 기름 한통에 17만원이었다”며 “그래서 일자리가 생기면 바로 갚겠다고 기름을 빌려왔다. 하지만 일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사람들이 찾아와 보일러에 넣어 뒀던 기름을 다시 빼갔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그러면서 “나에겐 7만1000원이 전부였다. 일자리가 생기면 바로 돈을 값으려 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서 돈을 못주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씨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느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뜻밖의 얘기를 건넸다.

할머니는 “북한 출신인 남편과 함께 대한민국을 찾았다”며 “나는 외국인으로 등록돼 있다. 그래서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생활고에 굶은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에 살고 있는 친척도 없어, 호적을 올릴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그러면서 “남편은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다. 대한민국 구경도 하고, 바람도 쐬고 그렇게 살고 싶다’며 한국에 오는 걸 소원이라고 했다. 우리 영감이 한국행 표를 구하고 너무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할머니는 영상 내내 북한 말씨를 사용했다.

할머니는 외국인이 국내에 장기간 머무르는 경우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발급 받는 ‘외국인 등록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버 캡처

할머니는 자신의 사연을 제보해 준 여고생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할머니는 “동사무소에 일자리를 구하러 가는 길에 그 학생을 만났다. 아주 착한 학생이다. 학생이 군말 없이 나에게 2000원을 줬다”며 “당시 학생의 지갑에는 4000원이 있었다. 자기 하루 생활비의 절반을 준 것이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길을 가다 다시 돌아와 ‘아주머니 오늘도 식사 못하셨죠?’라며 지갑에 있던 나머지 2000원을 줬다. 그러면서 ‘김밥 한 줄이라도 사서 드세요’라고 말했다”며 “그날 나는 밥을 굶고 일자리를 찾으로 나온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유정호씨는 “제보를 보내 준 학생이 말하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이틀 동안 물만 마셨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며 “매달 지원을 해 드리겠다”며 “필요한 거 있으면 저한테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남편이 아침 일찍 쓰러지기 전에 유언을 남겼다”며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전화를 하는데 그날은 유난히 1시간 일찍 전화가 왔다. 내 이름을 불러줬다. 건강을 걱정하는 나에게 ‘내 걱정은 말고 네 건강을 잘챙겨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영감이 쓰러졌다는 전화가 왔다”며 “아직까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영감은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에 유씨는 “할아버지 유언대로 할머니가 건강하게 잘사셨으면 좋겠다. 제가 그렇게 도와드리겠다”며 “월세하고 그런건 걱정마시고 일자리도 구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유정호씨는 영상 마지막에 할머니에게 온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할머니는 “오늘 저녁 배불리 밥을 잘 먹었다 감사하다”며 “부부에게 너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길이 캄캄할 때 이렇게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전할지 모르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유정호씨의 선행을 칭찬하며 자신들도 봉사활동과 기부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 학생은 “형 덕분에 사회복지사라는 꿈이 생겼어요. 제가 꿈이 없었는데 형을 계기로 꿈이 생겼어요. 공부가 하고 싶은 이유가 생겨 기분이 좋습니다. 꿈을 찾아 기분이 너무 좋다”고 댓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처음엔 돈 벌려고 관종짓(관심을 받기 위해서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괜찮은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거였다”며 “나도 봉사가 하고 싶다. 순수하게 남을 돕고 싶어하던 마음이 커가면서 사회에 물들기 시작했다. 영상을 보면서 내가 왜 이렇게 물들었나 싶었다. 영상을 통해 봉사라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상을 보기 전에는 그냥 재미있는 내용인 줄 알았다. 하지만 보면서 눈물이 났다. 힘드신 분들을 도와 드리고 봉사 하는 영상 볼 때마다 참 많이 느낀다. 따뜻한 영상 너무 고맙다. 영상으로 보면서 나도 빨리 좋은 일에 동참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항상 응원한다”

이어 “겉멋에 빠져 알바한 돈으로 명품옷 사입고 하던 내가 정말 한심하게 느껴진다” “아이까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존경스럽다” “남편의 선행을 이해하고 같이 동참하는 부인 분도 정말 대단하다” 등 유씨와 봉사활동을 같이 하고 싶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유정호씨의 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독거노인을 찾아가 말동무가 되어주고, 금전적인 지원을 해줬다. 또 병원비와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들을 찾아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호씨는 영상을 시작하며 “영상을 보기 전에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안 누르셔도 됩니다. 여러분들께서 행복한 하루만 되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유씨의 훈훈한 행동에 네티즌들은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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