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를 위한 국민 청원으로 21만여 명의 동의를 이끌어 낸 사람은 여고생이었습니다. 청원 내용은 ‘히트앤드런 방지법’. 미혼모·미혼부에게 정부가 양육비를 주고 나중에 비양육 부모에게서 환수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내용입니다.

(조윤경(17)양)
“덴마크에서는 친부가 미혼모에게 (양육비를) 지급 안했을 경우 국가가 선지급하고 (친부 소득에서) 거둬드리는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청원을 했어요.”


이 모든 일은 트위터에서 시작됐습니다. 윤경 양은 올해 초 트위터를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뱃속 아이를 지워야 했던 여성의 사연을 알게 됐습니다.

(조윤경(17)양)
“어떤 분이 생리를 안 하니까 남자친구한테 연락했더니 헤어지자고 하고 연락을 끊어버렸대요. (임신)테스트기에 두 줄이 그어져있는 사진이 올라왔어요. 그 모습을 보고 되게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취업준비생이던 여성은 혼자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생활비 문제로 낙태를 결심한 여성의 사연을 보며 윤경 양은 미혼모의 경제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다가 미혼모 중 아이 아버지에게 양육비 지원을 받는 경우는 4.7%에 불과하다는 보고서(2010년 여성정책연구원)를 발견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뒤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조윤경(17)양)
“트위터에도 홍보를 해보고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올려봤어요. 팔로워 수가 많은 분들에게 리트윗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그렇게) 퍼지게 된 것 같아요.”

20만명 넘는 이들이 윤경 양의 청원을 응원해줬습니다. 그러나 미혼모 양육비 문제에 대한 이해하기 힘든 악플 때문에 마음고생도 심했습니다.

(조윤경(17)양)
“비판이 아니라 비난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되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청원 이름부터 시작해서 내용까지 비난하더라고요.”

미혼모의 양육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됐던 건 결국 ‘돈’ 때문입니다. 2015년 기준 혼인하지 않은 채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엄마는 2만4000명, 아빠는 1만1000명. 이들이 키우는 자녀 5만2000명에게 양육비를 월 20만원씩 지급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1년에 1248억원이 들어갑니다. 비양육 부모에게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죠.

상황은 이렇지만 올해 수능을 치를 여고생의 노력으로 20만명 넘는 국민이 청원에 동참했고 이제 청와대는 어떤 식으로든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합니다. 그런데 윤경 양, 당신의 꿈은 뭐예요?


(조윤경(17)양)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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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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