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나이들면 근육이 줄고 근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질병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런데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5.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근감소증이 노년기 건강 악화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희원 박사팀이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창에 사는 65세 이상 1343명(남성 602명 여성 741명, 평균나이 76세)의 건강 상태를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여성에서도 사망이나 입원할 확률이 2.2배 높아져 근육의 양과 근력을 키우는 것이 노년기 건강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망이나 요양병원 입원하기 전 상태인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발생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정상보다 2.15배 증가했다.

근감소증은 만성질환과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근육의 양과 근력, 근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골밀도 감소 및 낙상, 골절 등의 증상을 겪는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등재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한국인에 맞는 근감소증 진단 기준과 노인 건강악화의 영향에 대해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연구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아시아나 유럽의 근감소증 진단 기준이 아닌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새로운 기준이 확인됐다. 그동안 한국인은 유럽보다는 아시아 근감소증의 근육량 감소 기준에 맞춰져 있었지만 실제 평창군 노인을 살펴본 결과 아시아 기준과는 차이가 있었다.

근육량을 키로 보정해 근감소증을 평가하는 아시아 진단 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 남자는 7.0㎏/㎡ 이하, 여자는 5.7㎏/㎡ 이하가 근감소증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평창군 남자 노인 6.4㎏/㎡, 여자 노인 5.2㎏/㎡ 이하면 근감소증 기준에 들어갔다.

이은주 교수는 “노인에서의 근육 감소는 건강 악화와 사망의 직접적인 신호일 수 있으므로 평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 예방하고, 근감소증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노화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걸음이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날 때 힘들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관절통이 악화되기도 한다.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쉬어도 피로가 없어지지 않고 자주 눕게 된다. 자주 어지럽고 골다공증이 잘 온다. 자주 넘어지고 낙상시 골절을 겪는다. 질병에 걸렸을 때 쉽게 낫지 않고 회복 속도도 느리다.

근감소증 치료에 검증된 약물은 현재까지 없다. 근력운동과 단백질, 비타민D 섭취가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젊었을 때 부터 운동을 통해 근력을 많이 키워놓는 것이 크게 도움된다. 노인이 되서도 근력 운동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스트레칭, 균형 운동을 골고루 섞어서 하는 것이 좋다.


영양 섭취도 뒷받침 돼야 한다. 이 교수는 “나이들면 고기 섭취가 어렵고 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단백질을 같이 섭취해야 근육 소실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기 섭취가 어려우면 하루 2~3개의 계란을 먹는 것도 권장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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