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화면 캡처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골프장 직원 성추행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신 전 총장의 사건을 집중 보도했기 때문이다.

1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기억과 조작의 경계-전직 검찰 총장 성추행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신 전 총장의 성추행 사건을 다뤘다.

신 총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골프장 직원 김모씨(27)는 2014년 11월 신 전 총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2013년 6월22일 밤 신 전 총장이 골프장 여직원 기숙사에 들어와 ‘애인하자’는 말과 함께 강제로 껴안고 뽀뽀했고 방을 나가면서 5만원을 줘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소 직후 김씨는 ‘꽃뱀’으로 낙인 찍혀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유는 사건 발생 날짜가 달랐다는 이유였다. 김씨가 고소장에 명기한 사건 발생 일자는 6월22일이었으며 검찰이 압수수색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신 전 총장이 기숙사를 방문한 날짜는 5월22일이었다.

결국 검찰은 골프장 지분 다툼 과정에서 동업자의 사주를 받아 사건을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신 전 총장은 고등학교 후배였던 배모씨와 골프 연습장 운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였고 폭력사태까지 발생했었다. 이 때문에 김씨가 배씨의 사주를 받고 고소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수사 과정에 허점이 많았다. 고소장을 접수 받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피의자였던 신 전 총장을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 김씨는 신 전 총장이 떠난 후 선배에게 전화해 장시간 하소연을 했다고 진술했고 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사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2015년 12월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냈다. 의정부지검 형사4부는 친고죄 규정이 폐지돼 기소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2014년 6월 19일 폐지된 친고죄는 성추행 사건 후 1년 안에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 신 전 총장을 고소했다.

이후 신 전 총장은 김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김씨를 기소했다. 결국 고소장 내용을 언론에 제보한 김씨의 아버지와 동업자 4명 등은 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갈미수, 공갈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 전 총장의 강제추행 주장 자체가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정부지법 형사 10단독 황순교 판사는 지난달 21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황 판사는 “발생 시점 등의 객관적 사실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의 여지가 있는 만큼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황 판사는 또 김씨의 아버지 등 4명에 대해서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도 무고 혐의가 유죄라는 전제로 제기된 것”이라며 “신 전 총장이 공인인 만큼 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판단에는 동료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씨의 동료 여직원들은 법정에서 “뽀뽀한 것은 못 봤지만 신승남 전 총장이 ‘애인하자’고 말하며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피해자 김씨는 그동안의 재판 과정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신승남이 손써서 재판이 바뀔까봐 무섭다”고 한 김씨는 “사건 발생 이후 몇 년에 걸친 진술 조사로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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