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일러스트

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48)씨 필명 ‘드루킹’의 의미는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우)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와우의 캐릭터 중 하나인 드루이드(Druid)에 왕(king)을 합성해 ‘드루이드의 왕’이라는 뜻으로 이 필명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드루이드는 떡갈나무의 켈트어인 ‘드루’와 지식을 뜻하는 ‘위드'를 합성한 말로 전해지고 있다. 고대 유럽 신화에서 지식을 가진, 무엇보다 소환술에 능한 종목으로 묘사됐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스스로를 와우 유저로 소개하고 있다. 김씨의 트위터 계정 역시 드루킹을 풀어 쓴 ‘@D_ruking’다.

김씨는 2010년 7월 트위터에서 누군가에게 “와우를 안 한 지 십만 년인데(오래 됐는데) 어떤 캐릭터로 하는가. 나는 사냥꾼과 드루이드. 그러니 드루킹”이라고 멘션을 보냈다. 같은 달 다른 누군가에게는 “요즘 시장이 지루하니 심심풀이로 게임을 하고 있다. 살타리온의 호드, 이름은 드루킹”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타리온’은 와우의 서버명, ‘호드’는 이 게임에서 ‘얼라이언스’와 함께 양대 진영을 구축한 세력이다. 얼라이언스는 인간·드워프·노움·나이트엘프, 호드는 오크·타우렌·트롤·언데드·블러드엘프·고블린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고대 유럽 신화 속 괴생명들이 대부분 호드에 속한다.

와우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05년 출시돼 2010년 전후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게임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과거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와우 이용자 대부분은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와우 갤러리(와갤)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씨가 와우 이용자였고, 드루킹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사실이 전해진 16일 와갤 게시판은 모처럼 몰려든 이용자들로 들썩거리고 있다. 한 와갤 이용자는 “호드가 정권을 잡을 뻔했다”며 아쉬워했다.

김씨는 제19대 대통령선거 이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구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씨가 김 의원에게 청와대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수석실 행정관 자리에 지인을 추천했던 것으로 안다”며 “김 의원이 이를 거절하자 김 의원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의원에게 자신의 지인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보내달라고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14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선거가 끝난 뒤 드루킹이라는 분이 인사와 관련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며 “청탁이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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