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들의 일터인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고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16.4%)으로 오르면서 임금 수준을 맞춰주기가 힘들어진 탓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공개한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운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모두 1만7497명이다. 이 중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장애인은 3753명이다. 나머지 이들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지만 최저임금 인상 영향과는 거리가 멀다. 장애 정도가 심해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다. 장애인보호법은 사업장 구분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춘 장애인에게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도록 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노동의 대가’만큼만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 대상자들의 임금을 인상 비율만큼 맞춰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경우 시설 보수나 장비 보강 예산 외에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중증 장애인들의 직업훈련을 담당하는 선생님 인건비만 지원 대상이다. 결국 자기 벌이는 스스로 벌어야 하는 구조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관계자는 “인건비를 올려주려면 그만큼 판매가 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다”며 “시설을 운영하는 분들이 인원 감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30인 미만 사업장은 나은 편이다. 월 13만원씩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3753명 중 1325명(35.3%)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지원 대상이 아닌 30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나머지 2428명 중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관계자들은 30인 이상 사업장 역시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30인 이상 사업장 지원에 37억8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계산도 내놨다. 이미 정부가 청소나 경비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선 30인 이상이라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직종만 추가하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안 된다’로 일관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 원칙이 있는 만큼 추가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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