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는 단체 및 일부 주민들과의 협상에 실패했다. 국방부는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에 주둔하는 미군과 한국군 400여명의 숙소 지붕 보수 등 생활여건 개선 공사 장비 및 자재 반입을 허용할 것을 반대 단체 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시위를 강제 해산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기지 공사 지연으로 사드 최종 배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사드 반대 단체 측은 이날 경북 성주 소성리 인근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기지에 들어가 있는 민간업체 장비들을 빼내가기로 합의했는데 왜 미군 장비들만 빼갔느냐”면서 국방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사드 기지에 반입했던 포클레인 등 민간업체 중장비를 반출하는 조건으로 지난 12일 빈 트레일러 12대를 기지에 들여보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합의 이후 민간업체 장비들은 그대로 남겨놓고 미군 장비만 반출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민간 장비도 점검을 위해 빼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업체는 장비를 꺼내올 경우 기지 공사를 위해 재반입 하는 게 어려워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체 사드 부지 70만㎡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얽혀있어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정부는 2016년 9월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합의한 뒤 사드 발사대 2기를 지난해 4월 들여왔다. 지난해 9월엔 발사대 4기를 추가로 임시 배치했다. 이후 사드 배치 반대 단체 등이 기지 앞 도로를 막고 공사 장비와 자재 등을 반입하는 것을 막아왔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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