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에는 ‘사장님’이 없다. 공식 보고문서에도 비서실 일정현황에도 ‘사장님’이 아닌 ‘사장’으로 표기돼 있다. 기관장이 차에 오르고 내릴 때 문을 열어주고 가방을 들어주는 비서의 모습 또한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볼 수가 없다. 지난 1월 취임한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파격적인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사장은 “소통의 시작은 탈권위와 의전간소화로부터 시작된다” 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 사진=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

전임 사장이 인사비리로 구속이 되고 책임자들이 처벌을 받으면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것에 대해 김 사장은 “불미스러운 일들로 공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지고, 내부 분위기도 어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한 방안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과오를 정리하고 기관 발전을 위한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청산과 혁신 TF’를 꾸리고,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

▶ 취임 100을 맞았다. 그간의 소회를 전한다면.

“지난 1월 사장으로 부임하고 그동안 잘 못 이뤄졌던 관행을 어떻게 뿌리 뽑고 새로운 문화를 정착해 나갈지 고민이 깊었다. 취임 직후 ‘청산과 혁신 TF’를 꾸리고, 버리고 고쳐야할 과제와 앞으로 공사를 이끌어나갈 혁신적인 과제가 무엇인지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과오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의 작업도 진행됐다. 채용비리 등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채용비리와 관련된 기소 또는 법원의 형(刑)이 확정된 직원 5명에 대해서는 전원 ‘해임’을 결정했다. 법원 판결문 등에 부정합격의 비위가 있는 3명에 대해서도 ‘직권면직’을 단행했다. 그리고 채용비리로 인해 최종 면접점수가 변경돼 불합격한 것으로 법원 판결문에 명시된 12명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합격자와 함께 입사할 수 있도록 피해자 구제조치를 수립했다. 이후 개별적으로 의사를 확인한 결과 8명이 입사하기로 했다.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하루빨리 정리해 마무리하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새로 부임한 사장의 책임이자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제 채용비리로 인한 문제가 마무리돼가는 만큼 미래를 준비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 전임 사장의 인사 비리로 기관이 어려움을 겪었다. 재발방지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지난해 불거졌던 비리의 핵심은 채용과 인사였다. 향후 채용에 있어선 사장의 권한을 완전히 폐지했다. 이제 공사는 채용에 있어서 사장은 무기력하다. 향후 채용의 모든 과정은 외부위원이 반 이상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진행한다. 또한 모든 채용 절차는 감사실 입회하에 진행된다. 위원회 결정에 형식적으로 사인하는 것만이 사장의 역할이다.
지난해 7월에 전 사장이 구속이 됐다. 연일 언론을 장식했고 직원들은 자긍심도 무너지고 침체됐다. 전 사원들이 합심해 인사혁신을 위한 노력을 했다. 채용비리관계자를 전원 퇴출시키고 부당하게 불합격한 사람들을 구제 조치했다. ‘청산과 혁신TF’ 만들어 개혁안을 완성했다. 이제 그 어두운 터널을 막 벗어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인정받아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우리 공사가 국민신뢰 회복분야 모범사례를 발표했다. 조금씩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있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겠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

▶ 연이은 지진으로 가스안전시설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기관차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가스시설과 관련한 내진설계 기준은 모두 마련돼 있다. 일부 정압기실과 가스배관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압기실 3072개소, 가스배관은 2만2777km에 대한 내진성능을 확인했다. 내진성능이 부족한 시설은 보수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사에서 내진성능을 확인한 정압기실 표본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지상철근콘크리트, 지하철근콘크리트, 조적식 등 건축 유형별로 도시가스사와 내진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2020년까지 도시가스에서 전수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성능평가 등을 통해 내진성능을 확인하고, 보수보강은 내진성능 부족을 확인한 시점에서 3년 이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가스배관은 공사에서 가스배관의 재질, 관경, 매설깊이 등에 따른 성능평가 표준계산서를 제공하고, 도시가스사에서 일정 구간별로 전수 확인을 통해 성능확인을 2019년까지 실시하고 보수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 도시가스시설의 지진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미설계 시설에 대한 성능확인과보수보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진에 대한 도시가스시설의 안전 확보와 가스사고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을 적극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변경되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어떻게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2월 1일 공사 창립 44주년을 맞아 비전2025 선포식을 개최하며 경영목표를 새롭게 수립했다. 그리고 경영목표 실현을 위한 핵심가치 5가지를 정했다. 이 가운데 소통상생과 지역공헌이 담겨있다. 그 전에도 소통상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한‘2017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6년 연속 최고등급(‘우수’)을 받았다. 글로벌 저성장 시대에 국가별 새로운 기술무역장벽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사업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공사와 국내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할 것이다. 이밖에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도 마련했다. 지난 1월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청산과 혁신 TF’를 꾸리고, 두 달여 간에 걸쳐 과제를 발굴했다. 이 과제는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달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 가치 실현을 위한 과제는 ▲안전 사각지대 가스사고 Zero화 민간전문가 ▲시민 등 국민 참여형 안전감시체계 구축 ▲지역인재 채용 목표 30% 조기 달성 ▲여성임용 목표 10․20․30 달성 ▲지역 중소기업 지원 앞장 등 다섯 개가 선정됐다. 주요골자는 가스안전 체계 구축과 일자리 창출,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격차 해소 등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

▶ 최근 미투운동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공공기관 특성상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텐데.

“취임사에서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선언했다. 성폭력·음주운전·부패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취임 후 과거에 있었던 성폭력관련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강력하게 조치함으로 ‘이제는 작은 성폭력도 용인되지 않는다’ 라는 걸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 조직 및 현장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소통 계획은.

“현장과 소통하는 것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취임식 전에 제일 먼저 화재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을 찾았다. 화재 건물 가까이 LPG탱크가 있는 만큼, 안전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고 관리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는 지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또한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현장을 다녀오는 등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사의 안전관리는 현장을 중심에 두고 이뤄질 것이다.”

▶ 앞으로의 포부를 전한다면.

“지난해 발생한 여러 일들로 공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지고, 내부 분위기도 어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인사 불공정 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강화하고, 사회 형평에 맞는 채용 문화를 선도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한 방안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해 우리 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7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5년 연속 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앞으로 청렴·윤리 문화를 더욱 확산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을 내실화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 본연의 업무인 가스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가스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사로 재도약을 약속드린다.”

<김형근 사장>
-1960년 1월 26일 충북 청주 출생
-청주고 졸업
-충북대 경영학과 졸업
-대통령자문 제2의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 국장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사무처장
-대통령자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9대 충청북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무특보
-現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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