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항저우 여행 중인 양롄쥔. 펑파이

철도 화물 발송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양롄쥔(67)은 지난 16일 저장성 항저우 한 관광지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항저우는 그의 고향이 아니다. 청소일도 그의 직업은 아니다. 여행 중 잠시 비용 마련을 위해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을 하는, 그게 바로 양롄쥔의 ‘창의적인’ 여행 방식이다.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양롄쥔은 벌써 중국 20여개 도시를 섭렵했다.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는 양롄쥔은 “퇴직 후 처음 3650위안(약 62만원) 짜리 윈난 단체 여행에 나섰지만 20여일 동안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내려서는 사진을 찍는 지루한 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렇게 첫 단체 여행에서 싫증을 느낀 뒤 여행을 하며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처음 여행을 간 곳은 산둥성 칭다오였다. 하지만 바로 일자리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환경미화원 모집 공고를 보고 이거구나 싶었다. 매일 도로 청소에 50위안(약 8500원)을 받았고, 숙식 제공이었다.

이후 양롄쥔은 주요 관광지에서 주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일과 후에는 관광을 즐긴다. 환경미화원을 선택한 이유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환경미화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 자리가 없을 때는 슈퍼마켓이나 호텔 등에서 일하기도 한다.

양롄쥔은 지난해 8월에는 한국 여행도 했다. 당시 친구 추천으로 경기도 수원 건설 현장에서 2개월 동안 일했다. 일하면서 틈틈이 팔달문 등 수원 근처 관광지도 둘러보고 청와대도 가봤다. 그렇게 1만 위안(약 170만원)을 모아 고향 랴오닝성으로 돌아왔다.

양롄쥔은 매년 3월 초 여행지를 정한다. 대부분은 남쪽 도시들이다. 기후가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말이면 북쪽으로 이동한다.

올해 3월 초에는 열차를 타고 항저우를 찾았다. 오자 마자 시후를 들러본 뒤 후바오 공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여행 중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양롄쥔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공원 측과 4월 말 일을 그만두기로 얘기가 됐다. 그는 “일단 집으로 돌아간 뒤 하반기에는 후난성을 가보고, 다시 한번 한국에 가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항저우를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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