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제공

우리가 발을 붙이고 선 땅, 생명의 원천으로 삼는 물과 공기는 지구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이 모든 물질을 영유하는 우리 스스로도 지구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지구의 품안에서 생동하고 순환된다. 우리 모두는 지구에 빚을 지고 있다. 이런 지구도 온 인류로부터 축하를 받는 연중 단 하루의 ‘생일’과 같은 날이 있다. 바로 ‘지구의 날’(Earth's day)이다. 각국 시간으로 22일은 제48회 지구의 날이다.

1. 지구는 몇 살인가

인류는 지구의 생일은커녕 나이도 모른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사에 쌓인 가설, 그리고 지금 세대 과학계 다수로부터 인정을 받은 일부 정설만 있을 뿐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90억년설, 중세 유럽에서는 3만6000년설이 거론됐다. 17세기 영국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저서 ‘프린키피아’에서 불덩어리 상태인 지구 크기의 쇠공이 냉각될 때까지 5만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모두 추측이다.

인류 중 어느 누구도 지구의 탄생 과정을 목격하지 못했다. 성서의 창세기에서도 땅이 혼돈하고, 빛과 어둠이 나뉘고, 궁창의 물로 하늘과 바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정설로 여겨지는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살이다. 20세기 미국 과학자 클레어 패터슨이 운석 파편 속 납의 연대 측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계산한 나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2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나팔리해안 원시림.

2. 지구의 날은 왜 4월 22일인가

‘지구의 날’은 지구의 생일이 아니다. 유엔이나 각국 정부 차원의 기념일도 아니다. 유엔이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목표로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은 매년 6월 5일이다. ‘지구의 날’은 미국의 민간 환경운동이 국제적인 연례행사로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기념일 정도로 볼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상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파괴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을 고조하기 위해 이듬해 4월 22일 ‘지구의 날’ 지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는 하버드대생 데니스 헤이즈의 주도로 열린 집회에 2000만명이 모여 환경파괴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를 호소했다. 올해로 48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구의 날’ 행사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로부터 2년여 뒤인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113개국에서 모인 대표가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에는 천연자원과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 오염물질과 열에너지에 대한 배출 규제, 해양오염 방지, 핵무기 등 대량살상용 화기 제거 등에 대한 국가별 권리와 책임이 명시됐다.

23일 오후 5시30분 현재 지구 위성사진과 온도 그래프. 리빙 어스 애플리케이션 화면촬영

3. 지구에 선물을 주는 ‘행동’

여러 기관·단체·학술지는 유럽·미주시간을 기준으로 22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환경보전의 메시지를 담은 글과 사진으로 ‘지구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상 곳곳에서 촬영한 형형색색의 위성사진을 올리고 “지구의 날을 축하한다. 농장에서 국립공원까지, 북극에서 아마존까지, 우리의 연구로 인류의 삶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미국 하와이주 카우아이섬의 나팔리해안 원시림과 북태평양 코르테스뱅크 해저산맥의 다시마숲에서 헤엄치는 해달 사진을, 디스커버리채널은 한밤중 전등 빛으로 가득한 미주대륙의 위성사진을 올려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했다.

자원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모든 행동으로 ‘지구의 날’을 기념할 수 있다. 승용차 대신 도보·자전거·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전기 사용을 잠시나마 중단하고,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것만으로 지구에 큰 선물을 줄 수 있다. 소등 행사가 가장 보편적이다.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기업은 일몰 이후 자택·사무실 전등을 꺼 ‘지구의 날’을 기념하기도 한다. 소등 시간은 10분에서 30분까지 다양하다. 가능한 시간만큼 참여하면 된다.

‘지구의 날’은 매년 4월 22일로 지정돼 있을 뿐 국가별 시차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협정세계시보다 9시간 빠른 한국의 경우 23일에도 ‘지구의 날’을 기념한 소등 행사가 열리는 곳도 있다. 날짜를 가리지 않고 소등 행사를 이어가면 지구에 큰 선물을 줄 수 있다. 지구 면적의 23%는 전등 빛으로 뒤덮여 있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지구의 날

더피플피디아는 국민(The People)과 백과사전(Encyclopedia)을 합성한 말입니다. 문헌과 언론 보도, 또는 관련자의 말과 경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백과사전처럼 자료로 축적하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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