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인간에게 산소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직원들에게 감사로서 산소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친숙하면서도 가벼운 존재감이고 싶다.”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가 지난 23일 전문건설회관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더욱 유명한 이상호(53·사진)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 지난해 12월 취임한 그는 지난 4개월 간 전국 32개 지점 가운데 20곳 이상을 방문했을 정도로 조직 내 소통을 중시한다.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에서 만난 이 감사는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박수 받는 사회가 아니라 병이 없는 사회가 훌륭한 사회다. 예방 감사를 통해 선제적 대응을 펼치는 감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조합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감사의 임무이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즉 조합원에게 필요한 보증과 자금의 융자 및 공제 사업 등을 실행하고, 이를 통해 조합원의 자주적 경제 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과 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조합의 설립 목적이고, 감사는 조합이 이런 목적에 최대한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감사로서 조합의 현황 파악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난 4개월을 4년과 같이 보냈다는 이 감사는 전국 4만9576개사 조합원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업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감사는 올해 4대 감사 방안으로 △조합원 이용 증가율 지표 수립을 통한 수익성 증대 중심 감사 △조직 내 수익성 지향 DNA 배양을 위한 노력 △리스크 관리가 수반된 수익성 향상 방안 마련 촉구 △전사적인 협력 체계 구축 유도 등으로 설정했다.

또 제도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수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연대보증인 입보 면제 확대 △직원 대상 ‘제안ARS제도’ 도입 △보증수수료 지로 납부 △성과목표 달성에 대한 보상체계 등을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 감사는 “보증채권자 및 조합원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보데이터 집결을 통한 정보허브화 구축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불합리한 규정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조합원 이용률 증가에 대한 지속 관리 감독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가 지난 23일 전문건설회관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취임 첫 해인데 어떤 계획을 수립했나.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감사로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 해로 삼았다. 그리고 조합 내부적으로는 올 상반기 동안 직원들과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의제화의 시기’로 정했다. 하반기에는 의제의 실행 및 정착기로 정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성숙기로 설정했다. 단계별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조합의 설립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최근 사회적으로 청렴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조합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과거에는 금품·향응 수수, 특혜를 주는 행위만을 부패로 인식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주어진 권한을 오·남용하고, 직무에 충실하지 못해 손실을 끼치는 행위도 부패로 간주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걸맞게 조합 모든 구성원들이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위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해 예방하는 감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청렴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가 지난 23일 전문건설회관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는데.
“지난 4개월 동안 20개가 넘는 지점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사실 감사 업무 특성상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소통은 구성원들과의 친숙함, 편안함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항상 열린 자세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취임 후 집무실 문을 닫아 본 적이 없다. 누구든 언제나 찾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항상 산소와 같이 가벼운 존재이고 싶다.”

-감사로서 어느 정도 권위도 필요한 것 아닌가.
“취임 전부터 격식을 따지는 건 싫었다. 누구에게나 편안한 존재로 느껴지길 원한다. 내가 부담스럽고 싫으면 상대방도 똑같이 부담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업무적으로도 직원들에게 지시를 하기보다는 동의를 구하려 노력한다. 진정한 권위는 직책을 가지고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 오히려 편안하고 가벼운 존재로서 올바른 내용으로 상대에게 동의를 구할 때 권위가 바로 선다.”

-직원들의 의식변화에 상당히 노력하는 것 같다.
“부끄럽지만 그동안 언론에서 나를 지칭해 ‘귀재’라는 수식어를 자주 사용했다. 조직의 귀재가 되려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보통 조직이 수직적, 획일적일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조직의 목표 의식을 공유함으로써 이를 달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러한 의식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가 지난 23일 전문건설회관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감사는 “지난 4개월 동안 조합에서 일하면서 30년이라는 조합의 역사가 직원들의 노력으로 건실하게 이뤄졌고, 구성원들의 성향이 순진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30년이라는 노하우와 자산에 비해 변화에는 다소 둔감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기회와 위기가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기회를 잘 축적해야 위기 때 잘 극복할 수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조합도 수익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을 때 어려움을 대비해야 한다.”
이 감사는 건설경기 위축, 금융위기 등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대비하기 위해 경보시스템을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30년간 쌓아온 조합의 자료와 노하우를 빅데이터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사진=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양정원 기자 yjw70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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