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영수산업개발 대표이사는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키다리 아저씨는 미국의 여류소설가 J.웹스터의 성장소설(원제 Daddy Long Legs)에서 고아 소녀의 자립과 꿈을 지원하는 익명의 후원자다. 소설 속 주인공 주디가 그를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인 것처럼 김 대표 역시 불우한 청소년을 위해 남 몰래 후원해온 선행이 알려져 얻게 된 별칭이다.

30일 김영수 (주)영수산업개발 대표이사가 부산시 해운대에 위치한 한결재단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은철 기자

“교복 값 40만~50만원이 없는 가정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비싼 교복 값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꿈을 접는 일이 생긴다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키다리 아저씨 김 대표가 30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한결재단을 방문해 저소득가정 청소년 교복 지원에 사용해 달라며 2000만원을 쾌척했다. 김 대표의 사회공헌활동은 ‘의무’다. 좀 더 형편이 나은 사람은 자신이 가진 재산이든 재능이든 사회에 기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6000만원을 경남미래교육재단에 기탁했다. 앞서 그해 9월엔 야구 명문고인 마산고에 2000만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해 7월 간암으로 투병하는 외삼촌에게 자신의 간 65%를 이식한 고교생에게 생활비 등으로 3000만원을 지원했다. 이뿐 아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수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4500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있을 정도로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김 대표를 30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30일 김영수 (주)영수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저소득가정 중·고교생들이 교복 마련에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부금을 전달했다.

-경영여건이 쉽지 않았을 때도 사회공헌을 꾸준히 실천했다고 들었다.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젊은 시절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쉼 없이 기부와 봉사활동을 펼쳤다. 돈이 없을 땐 몸으로라도 봉사를 했다. 기업이 수익이 조금 줄었다고 기부를 줄이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각박해 지겠나. 주위에 생각보다 어려운 이웃들이 많은 것 같다. 사회적으로 연말에 기부가 집중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안타깝다. 앞으로 기업을 열심히 운영해 보다 많은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다.”

-저소득 학생들을 각별히 챙기는 이유가 뭔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라도 최소한 학업은 걱정 없이 마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리대를 구입할 돈이 없는 학생, 교복 값이 없어 진학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그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우리 어른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부패문화 청산 공로자 시상식’에서 국회의장상을 수상했는데.
“설립 이후 그동안 청렴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매진해왔다. 앞으로도 이윤 추구에만 연연치 않고, 투명하고 청렴한 경영을 통해 지역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기업이 되겠다.”

30일 김영수 (주)영수산업개발 대표이사가 부산시 해운대에 위치한 한결재단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많이 고민했다. 부산이 제2의 도시이긴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인재들이 많다. 경남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기반으로 지역경제가 조금이라도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사회단체, 비영리법인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 수만 늘이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냄으로써 지역에서 배출한 훌륭한 인재를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눔은 어떤 의미인가.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자신의 주위를 한 번 둘러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도움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 봉사, 나눔은 내 생활의 일부다. 실천하지 않으면 허전하다. 기성세대, 특히 좀 더 여건이 나은 사람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다.”

부산=양정원 기자 yjw7005@kmib.co.kr
사진=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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