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동대문구 정화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이벤트를 하자 선생님이 기쁨의 포옹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교계에서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교권 침해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면서 더 이상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이 없는 스승의 날은 차라리 폐지 또는 휴일지정 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자신을 17년 차 고교 교사라고 소개하며 “교육 현장에 스승이 없어진지는 이미 오래다. 온종일 엎드려 자는 학생을 보고도 흔들어 깨울 수 없다. 신체 접촉은 성 문제로 빌미 잡힐 수 있다”며 교권 추락의 실태를 지적했다. 또 “선생님에게 욕설을 퍼붓고 기물을 부수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더라도 손 하나 댈 수 없다. 학생 인권을 위해 체벌이 금지돼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권을 소멸시켜야 학생의 인권이 보호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더 이상 스승 같은 ‘보람직’은 학교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저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과 관련해 “1년에 단 하루,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내미는 꽃 한송이와 편지 한통을 받아도 죄가 되는 세상”이라며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치 스승의 날이면 뭔가를 바라는 교사처럼 비춰지는 분위기가 너무 불편하고 불쾌하다. 차라리 스승의 날을 폐지하거나 휴일로 지정해 하루라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교권 침해의 심각성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최근 제시한 보고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 교총은 지난 9일 ‘2017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서 지난해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가 508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권 침해 사례는 2010년대 초반까지 200건대로 접수되다가 2012년 처음으로 300건대를 넘겼다. 이후 2014년 439건으로 400건대, 2016년에는 572건으로 처음으로 500건대를 넘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한 김영란법 해석 문의에 “학생 대표 등의 공개적 카네이션 선물만 가능하다는 원칙이 자리 잡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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