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15일 부영그룹의 공공 임대 아파트인 ‘사랑으로’ 부실시공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방송에는 건물 곳곳에서 드러나는 미흡한 시공 흔적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여러 입주민 모습이 담겼다. 제작진은 부영과 ‘국정농단 사건’ 주범 최순실씨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먼저 경남에 위치한 아파트를 찾았다. 부영이 2003년 완공하고, 2014년 입주민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곳이다. 입주민 A씨는 “콘크리트까지 다 뜯어지고 있다”면서 벽에 균열이 생긴 건물을 보여줬다. 건물 아래 화단에 위치한 오수관에서는 분뇨가 역류했다. A씨는 “비만 오면 분뇨가 넘쳐서 다 쌓여 있다. 여름날 심할 땐 냄새가 14층까지 올라온다”고 토로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어진 지 불과 4년째인 아파트 벽 곳곳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콘크리트 성분이 녹아내려 고드름처럼 맺혔다. 옥상에는 손으로 뜰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물이 고여 있었다. 바닥보다 높게 설치된 배수관이 원인이었다. 입주민 B씨는 “일 년 내내 물이 고여 있다”며 “방수재가 물을 먹어 콘크리트가 다 드러났다. 고인 물이 건물을 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화성시 부영아파트 감리를 담당했던 업체의 대표 조정만씨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자가 많아) 준공승인을 거부했는데 화성시 관계자의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관계자가 “날인이 거부되면 더 복잡한 민원이 들어올 수 있다”며 승인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관계자가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며 계속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그런 적 없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라고 PD수첩에 밝혔다.

제작진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한노인회’ 부회장과 회장을 연달아 역임했던 이중근 부영 회장에게 각별히 신경 썼다고 전했다. 최씨 주도로 설립된 ‘K스포츠 재단’ 회의록에서 이 회장 이름이 나왔다고도 했다. 당시 회의 참석자였던 정현식 재단 전 사무총장은 “(이 회장이) 하남 스포츠센터 설립에 70~80억 정도 지원하겠다면서 부영이 억울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최씨 집사’ 역할을 하다가 내부 고발자로 돌아섰던 박헌영 전 재단 과장도 제작진과 통화에서 “정 총장이 혼자 판단해 70억을 요구한 건 아닐 것”이라며 최씨 지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확언했다.

이에 부영 측은 “입주민 불편을 통감한다. (하자 보수에) 온 힘을 쏟겠다”면서도 의혹을 부인했다. 먼저 분뇨가 억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느 아파트나 위층에서 오물을 버리면 1층 세대는 피해를 본다. 따라서 관련 보상을 위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관리소장을 통해 회사가 아닌 관리소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피해 입주민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또 최씨와 연관됐다는 부분 관련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PD수첩에서) 왜 정 전 총장과 박 전 과장을 인터뷰했는지 이해 못 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전 총장이 이 회장을 만나 재단 지원 요청을 한 건 맞지만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은 어렵다고 거절했다”고 부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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