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국민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호흡기질환 조기발견 및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김영균, 이하 학회)는 16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 25년간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5um/m³로 낮아진 반면, 한국은 29um/m³로 오히려 높아졌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마당이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폐기능을 떨어뜨리고, 폐기능 감소 속도를 높이며, 미세먼지에 민감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암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의 발병 및 악화,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실제 연구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면 COPD 등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 및 입원율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미세먼지가 이미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진 교수는 또 “COPD는 40대 이상 성인에서 그 진단율이 2.8%밖에 되지 않고, 많은 환자들이 중증도로 심해져 호흡 곤란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아 안타깝다. 조기 진단이 관건이니만큼 미세먼지 이슈와 함께 이에 대한 국가적인 예방관리 지침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진국 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COPD는 고혈압, 당뇨병만큼 흔한 질환인데,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이 민감하게 혈압, 혈당을 측정하는 것과 달리 COPD 환자들은 표준 진단법인 폐기능검사를 알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의 COPD는 결핵과도 관련이 있고, 미세먼지, 높은 흡연율도 큰 영향을 주는 등의 이유로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치료 환경이 필요하다.

다행히 1차 의료기관 등에 폐기능검사 기계가 많이 보급되어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으므로,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여 조기 진단하는 것이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는 한번 망가지고 나면 돌이킬 수 없어 조기 진단, 관리 및 치료로 입원과 급성 악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숨어있는 경증 COPD 환자를 찾아내야 한다.

학회가 추계한 60세 및 70세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서 폐기능검사를 시행할 때 소요되는 재정은 71억9142만원이었다.

비용효과성을 보는 수치인 ICER의 경우 고혈압 검진보다 낮고 당뇨병 검진과 유사한 수준으로, COPD 조기 진단 정책은 실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의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은 73만원, 당뇨병 137만원, 허혈성심질환 256만원, COPD 747만원으로, 고혈압에 비해 COPD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10배, 당뇨병에 비해 5배 이상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조사결과 COPD 중증도별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경증과 고도중증일 때 4.5배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OPD는 외래에서 효과적으로 진료가 이루어지는 경우 질병의 악화와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나, 악화되면 환자의 삶의 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국내 주요 10대 만성질환 질병 부담 5위이 된다.

김영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장기화되며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 수준은 높아지지만, 제대로 된 국가적인 검진 체계, 예방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안타까운 실정이다.

우리 학회는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여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만성 호흡기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국민건강 증진과 사회적 의료비용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판단한다”며 국가적 차원의 폐기능검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거듭 제안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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