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비글커플' 캡처

소셜미디어 유명 인사 양예원씨가 과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 겪은 성추행 피해를 고백했다. 양씨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자신의 일상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있으며, 남자친구와 함께 주목받아 이른바 ‘비글커플’로 불린다.

양씨는 16일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 번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25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양씨는 자신이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이는 그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다.

양씨에 따르면 그는 20대 초반이었던 3년 전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발견한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고용주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은 양씨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곳에서 자신을 ‘실장님’이라고 소개하는 한 남성과 촬영을 총 5회 진행하기로 하고 일종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실장은 양씨에게 “평범한 촬영이지만 가끔 섹시한 연출도 할 수 있다”면서 “연기를 하려면 천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당시 배우 지망생이었다.



양씨가 첫 촬영 날짜에 맞춰 스튜디오를 다시 찾았을 때, 양씨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실장은 돌연 스튜디오 문을 잠갔다. 자물쇠까지 걸었다. 스튜디오로 들어서자 카메라를 들고 담배를 태우는 남성 20여명이 양씨 눈에 들어왔다. 양씨는 그때부터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스튜디오는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실장은 양씨에게 신체 주요 부위가 다 드러나는 속옷을 건넸다. 양씨가 거절했지만 실장은 “너 때문에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라고 협박했다. 자신이 아는 PD나 감독에게 폭로해 양씨가 데뷔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도 했다. 공포에 질린 양씨는 ‘강간만 당하지 말자. 살아서만 나가자’라는 마음으로 옷을 받아들었다.

남성들은 양씨를 둘러싸고 포즈를 요청했다. 자세 교정을 해주겠다며 양씨 몸을 더듬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자세는 가슴을 움켜쥐거나 성기가 보이게 속옷을 드러내는 등 음란한 형태였다. 성기에 손을 넣어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양씨가 거부하면 욕설을 퍼붓고 실장을 압박했다. 그러면 실장은 다시 양씨에게 “똑바로 하라”며 겁을 줬다.

양씨는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실장의 협박 때문에 약속된 촬영 다섯 번을 모두 마쳤다. 이후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고 힘겹게 지냈다고 한다. 배우의 꿈도 당연히 접었다. 누군가 자신의 사진을 퍼트릴까 두려워서였다.

그런데 지난 8일 한 음란 사이트에 양씨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본 네티즌은 양씨, 양씨 가족, 양씨 남자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을 캡처한 뒤 모욕적인 말들과 함께 전송한 거였다. 양씨는 곧장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하고 유서를 쓴 뒤 세 차례나 자살시도를 했다.

양씨는 ‘네 잘못이 아니야. 넌 피해자야’라며 격려하는 남자친구와 지인 덕분에 다시 살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실을 공개하는 거라고 했다. 문제의 사이트에 자신말고도 수많은 여성 사진이 있다며 그중 자신의 지인도 발견했다고 했다. 지인 역시 양씨와 똑같은 수법으로 당한 거였다.

양씨는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고 싶다. 그들은 여자를 상품 취급했다”며 “그 대상은 대부분 20대 초반이거나 미성년도 포함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스튜디오에 있던 남성들은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다. 면접할 때 찍었던 시험 사진을 카페에 올리면 회원들이 신청하는 식이다. 그들은 소장용이라고 말했지만 몇 년 후 해외 아이피로 돼 있는 불법 사이트에 유포한다. 그래서 더욱 추적이 어렵다더라”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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