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를 털어놓은 유튜브 스타 양예원씨(왼쪽). 양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배우 지망생 이모씨가 같은 피해를 당했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유튜브 스타 양예원씨가 과거 성범죄 피해를 폭로했다. 피팅모델 알바에 지원했다가 촬영을 빌미로 감금·협박 및 성추행을 당했고, 당시 촬영된 사진이 성인사이트에 유포됐다는 내용이다. 양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 자신도 같은 일을 당했다는 배우 지망생의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양씨의 지인이자 배우 지망생이라고 밝힌 이모씨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양예원씨와 같은 피해자”라고 밝혔다. 이씨는 양씨처럼 3~4년 전 대형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에 올라온 피팅모델 구인 광고에 지원했고, 이를 통해 ‘실장’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계약 당시 실장은 “평범한 콘셉트의 사진을 찍는다” “곰인형 등을 소품으로 이용한다”고 설명하며 이씨의 사인을 받아냈다.

그러나 실제 촬영은 완전히 달랐다. 이씨는 “스튜디오에 도착 후 저를 데려온 실장이라는 분이 남자 주먹만 한 자물쇠를 걸어 문을 잠갔고, 위에 쇠사슬로 문을 감았다”며 “그 후 저는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너무 너무 무서웠고 뉴스에서 나올법한 강간, 성폭행, 살인 등 이런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면 어쩌지 수많은 생각이 제 머리에 가득 찼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사실상 감금된 상태에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15~20명의 남성들 앞에서 포즈를 취해야 했다. 남성들은 모두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이들은 자세를 교정한다는 핑계로 이씨를 성추행했고, 점점 수위 높은 포즈와 노출을 요구했다. 이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욕설과 고압적인 태도로 겁을 줬다. “여기서 모델을 포기하면 수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부모님께 알리겠다” “사진을 유포하겠다” “방송계에 발도 못 들이게 하겠다” 등의 말로 이씨를 협박하기도 했다.

끔찍했던 촬영은 5차례나 이어졌다. 이씨는 “자칫하면 정말 강간 당하거나 큰일이 날 것 같은 두려움에 빨리 끝내고 여기서 벗어나자, 살아서 돌아가자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실장은 이씨에게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모델이 될 사람의) 사진을 올리면 회원들이 촬영을 신청해서 오는 것”이라며 “카페 회원들의 신상정보를 잘 알고 있으니 사진 유포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씨는 잊고 싶었던 자신의 사진을 성인사이트에서 발견했다. 사이트 주소를 보내준 건 평소 친한 동생으로 지내던 양씨였다. 이씨는 “숨이 막히고 놀라고 무섭고 수치스러운 수많은 감정들이 오고 갔다”며 “해서는 안될 나쁜 생각들이 들었다”고 했다. 이씨와 양씨는 그제서야 서로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이 일을 당한 사실을 말하게 되면 모두가 ‘왜 그때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으실 것”이라며 “그 당시 이 일을 신고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말을 하기엔 너무 수치스럽고 무섭고 창피했다. 누군가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 두려웠다”고 했다. 또 “신고를 하게 되면 부모님이 알게 될 생각에,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보다 더 심한 상처와 충격일 것 같아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원이와 제가 찾은 것만 해도 약 5개의 사이트에 저희의 사진을 발견했다”며 “심지어 저희와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다른 여자들의 사진들이 굉장히 많았다. 저희와 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당했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예원이와 저는 경찰서에 가서 고소를 한 상태이지만 저희가 강제로 속아서 당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있다면 용기를 내어 더 이상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저희에게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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