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17일 오전 0시40분쯤 향년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1936년생인 이씨는 1976년 불혹의 나이에 전업주부에서 한복 디자이너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가 마포구에 낸 가게 ‘이영희 한국의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1980년 한국의상협회 창립 기념 한복 패션쇼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이씨는 1993년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프랑스 파리의 프레타포르테 쇼에 참가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당시 이씨는 한복의 저고리를 없애고 드레스적 요소를 더해 ‘저고리를 벗어 던진 여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0년대 초 뉴욕과 평양 등 세계 각지에서 한복 패션쇼를 열고 한복 박물관을 설립하는 등 한복 세계화에 앞장섰다. 2005년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개국 정상이 입은 두루마기 의상 역시 이씨의 작품이었다.

이씨는 2008년 구글 캠페인 ‘세계 60 아티스트’에 선정되고 2010년 한복 디자이너 최초로 파리 오트쿠튀르 패션쇼에 참가하는 등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한복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0년 서울패션위크 헌정디자이너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씨는 2015년 국민일보에 기고한 글에 “40년 동안 만들어온 한복이지만 아직도 날마다 한복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접하면서 가슴이 뛴다”며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나라에 알리고 싶은 것이 하나의 꿈”이라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우승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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