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기아차 본사. / 사진 = 뉴시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개편안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그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 23.3%를 사들이는 내용이 들어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개편안을 통해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대기업 측에 ‘재벌 개혁’을 요구해왔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방안이 정의선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측이 내놓은 방안대로 합병하면 모비스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받게 돼 주주로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규제도 피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대주주 지분이 29.9%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는데, 지난 1월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지분 기준을 30%에서 20%로 줄이기로 한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과 글로벌 자문 그룹인 ISS측도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정 회장 부자가 사들이는 대신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29.9%)을 파는 거래 조건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먼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이 기존 주주에 불리하다는 데에 반박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기존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기존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합병된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돼 주가 상 이득”이라고 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차 측 안대로 이뤄지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가 사라지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모비스 지분 중 9.8%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그룹 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내세우면서 국민연금이 실질적인 ‘캐스팅 보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은 현대차 계열이 30.3%, 외국인 투자자가 48.6%, 국내 기관·개인이 8.7%, 국민연금은 9.8%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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