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뉴시스

민주노총이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여야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논의를 진행한 데 반발한 것이었다. 민주노총은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이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홍 원내대표는 “노동계도 양보할 건 해야 한다”며 국회 처리를 고수했다. 여야의 논의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21일 오후 3시부터 22일 오전 2시까지 차수변경을 해가며 논의한 쟁점은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정기 상여금과 수당(숙식비·교통비)을 포함시크는 문제였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은 국회 논의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위원회에 넘기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다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등은 국회에서 매듭을 짓자는 입장이었다. 환노위 관계자는 "정의당 등이 소위가 아닌 최저임금위로 넘겨 논의할 것을 요구하면서 밤샘 논의가 빈손에 그쳤다"고 전했다. 여야는 이르면 23일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환노위 간사로 최근 선임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노동계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고용노동소위는 안건 심사 시 전원 합의가 관행으로 이 의원 등이 반대하면 소위 의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양대 노총과 경총이 최저임금위에서 얘기 해보고 싶다고 한다"며 노사에 논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노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결론을 내릴 때다"라며 "노사가 합의했으니 국회 심사를 중단하라는 건 시간이 지났다"고 선을 그었다. 홍 원내대표는 "양대노총이 반대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이) 안됐다"며 "이제 노동계도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여야는 이달 중 결론을 내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날 논의가 불발돼도 28일 전까지 재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도 입장이 엇갈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을 최저임금위에서 결정하기로 합의한 뒤 국회에 법안심의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국회 논의를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새벽 보도자료를 내고 "지금 이 시간부로 노사정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떠한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문제를 결정하려 하자 사회적대화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민주노총은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에서의 강행 처리는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라며 "민주노총은 한국노총, 경총과 함께 3자 합의까지 해가며 최저임금위원회로 관련 논의를 이관할 것을 함께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의 원인은 양대 노총과 경총 노사 당사자가 모은 노사의견조차 거부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며 "특히 집권여당 원내대표는 원만하게 진행되던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장에 뒤늦게 찾아와 국회 처리를 겁박하고 양대 노총과 경총이 논의해도 국회가 강권으로 처리하겠다고 공표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정위원회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문성현 노사정위원장과 김영주 노동부 장관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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