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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에이스였던 그러나 ‘아픈 손가락’…윤석민이 오고 있다

뉴시스


2013년 5월 4일 목동 구장.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준섭이 4회 말 2사 만루를 맞은 상황에서 갑자기 1루쪽 외야석에서부터 함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야에 앉아있던 KIA 팬들은 어리둥절했다. 함성은 불펜에서 달려오는 선수를 따라 점점 내야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윤석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내야 응원단에서도 함성이 폭발했다. 바로 KIA의 에이스 윤석민의 구원 등판 순간이었다.

2013년 5월 4일 넥센과의 경기에 구원 등판한 윤석민이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민은 이택근을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응원석에서는 “역시 윤석민”이라는 외침이 흘러 나왔다. 이날 윤석민은 3과 2/3이닝 53구 3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한 채 마무리 앤서니에게 공을 넘겼다. 윤석민은 1승을 챙겼고, 앤서니는 1세이브를 가져갔다.

투수 4관왕(다승, 방어율, 탈삼진, 승률)으로 최고의 2011년 시즌을 보낸 윤석민은 명실상부한 KIA의 에이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무난하게 2012년 시즌을 보낸 뒤 2013년 시즌은 부상으로 시작했다. 201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이전부터 불펜 피칭이 어려울 정도로 어깨가 안좋았던 윤석민은 WBC 부진과 후유증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2013년 시즌의 첫 출발이었다.

윤석민은 KIA의 에이스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뒤 미국으로 진출한 윤석민은 201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 A 노퍽 타이즈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모했지만 2015년 다시 KIA로 복귀했다. 90억을 받고 돌아왔다. 2015년 30세이브로 역할을 했지만 선발로 복귀한 2016년에는 시즌 전반기 어깨 통증이 재발했다고 후반기 불펜으로 복귀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KIA 구단은 2016년 12월 8일 팀 공식 SNS를 통해 윤석민이 어깨에 웃자란 뼈 제거 수술에 들어가며 복귀에 최소한 6개월은 걸린다는 소식을 전했다. 2017년 시즌이 시작하자 KIA 팬들은 윤석민의 복귀를 기다렸다. 올 수 있다던 6월이 지나고 7월, 8월이 돼도 윤석민의 복귀 소식은 없었다. 결국 시즌 아웃으로 끝났다. 윤석민은 팀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TV로만 지켜봐야 했다. 일부 팬들은 윤석민을 ‘90억 먹튀’로 부르며 조롱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윤석민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을 위해 보여준 ‘희생’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2013년 5월 4일 넥센전에서 6-4로 앞선 8회말 윤석민이 앤서니로 교체된 뒤 서재응의 격려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무난했던 첫번째 그리고 두번 째 실전

윤석민은 비록 퓨처스리그 경기였지만 19개월 만에 지난 15일 KBO리그 공식 경기에 등판했다. kt wiz와의 2군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5⅔이닝을 72구 투구로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스트라이크가 51구, 볼이 21구로 제구도 괜찮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이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을 앞세워 손쉽게 타자들을 상대했다. 우려했던 어깨 통증은 없었다. 윤석민에 대한 언급을 아끼던 김기태 KIA 감독은 “(투구 다음 날인) 내일 상태를 봐야 한다. 이제부터는 강도가 문제”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두 번째 퓨처스 실전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22일 한화이글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했다. 74개의 볼을 던졌고,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39km를 찍었다.

#1군 복귀 언제?… 투구수 증가와 스피드 업이 과제

2번의 실전으로 거치며 윤석민의 1군 복귀가 점점 가시권에 들고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이나 윤석민 본인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윤석민은 ‘말보다는 행동’을 강조하면서 조용하고 완벽하게 복귀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김기태 감독도 윤석민 얘기만 나오면 “그만하자”는 말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석민의 1군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피드가 올라와야 한다. 변화구 구사력이 수준급이지만 1군 타자들을 상대하고 변화구가 제 힘을 받으려면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140㎞ 이상은 돼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직 팔 스로잉이 완벽하지 않다”면서 “원래 스로잉으로 돌아오려면 수술 후 통증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쳐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시간이 문제다. 유동훈 KIA 2군 투수 코치는 “스피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팔 스로잉이 완벽하지 않은데 점점 좋아지고 있다. 조금씩 스피드도 더 나올 것이다. 지금은 준비해 가는 과정”이라며 “워낙 밸런스가 좋은 선수라서 큰 걱정은 없다. 앞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가는 게 맞고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투구수도 아직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다. 윤석민은 2번의 실전 등판에서 각각 72구와 74구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윤)석민이가 최고 100구까진 던져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통증이 없이 회복 가능하다면 1군에서도 선발 투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2~3경기에 추가 등판하면서 투구수를 늘리고 스피드가 어느 정도 올라와야 1군에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KIA는 양현종-헥터-팻딘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감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흔들리던 임기영과 한승혁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후반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불펜도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아프지 않고 구위를 회복한 ‘완벽한’ 윤석민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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