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단벌 신사’ 할아버지 이야기


할아버지는 실밥이 다 뜯긴 낡은 옷을 30년 동안 입었고 24년을 꼬박 폐품을 주웠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체 왜 그렇게 사느냐”고 입을 모읍니다.

지난달 중국 충칭만보에 올해로 88살 우딩푸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매일 같이 폐품을 줍는 할아버지였는데요. 아무리 먼 곳까지 갔다 해도 식사비를 아끼려고 반드시 집에서 끼니를 떼웠습니다. 절대 버스도 타지 않는답니다. 교통비 1위안, 그러니까 170원을 아끼기 위해서죠.

그가 뉴스가 된 이유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형편이었기 때문입니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그는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근무하다 퇴직했습니다. 따라서 나라 차원에서 매달 퇴직연금 4000위안이 나오고요. 여기에 각종 수당까지 합치면 일 년에 6만5000위안 정도를 법니다. 1100만원 정돈데요. 노인 혼자 지내기엔 크게 부족하지 않은 액수입니다.


할아버지는 대체 이 돈을 어디에 쓰고 있을까요.

돈은 할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와 ‘학생들’에게 향했습니다. 한 초등학교에 매년 3000위안씩, 또 대학생 3명에게 1인당 학기별 5000위안씩 기부해왔습니다.

뿐 아니라 틈만 나면 어디에든 기부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촨 지진 복구 성금 같은 거죠.

할아버지가 퇴임 후 35년간 기부한 금액은 100만 위안이 넘습니다. 1억 7000만원 정도죠.

할아버지는 평생을 학생들을 위해 살아왔습니다. 더 이상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후학양성의 뜻은 강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힘겨운 노동을 선택한 할아버지. 몸은 고되겠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풍족했겠지요. 나눔은 우리를 ‘진정한 부자'로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일평생을 부자로 살아온 겁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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