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배운 대로 청소를”… 커뮤니티서 벌어진 선행 릴레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 피해주기싫어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길거리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를 직접 청소하는 ‘선행’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보배드림 게시판에 ‘보배에서 배운 대로 한번 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장원혁(닉네임 ‘피해주기싫어요’)씨는 21일 친구와 함께 와인딩(꼬불꼬불한 언덕길 주행)을 즐기기 위해 대구 팔공산을 찾았다. 드라이브 중 팔공산 휴게소를 방문한 장씨는 주차장 구석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를 목격했다.

널브려져 있는 쓰레기를 본 장씨는 보배드림 베스트글에 종종 올라오는 쓰레기를 직접 청소하는 회원들의 사연들을 떠올렸다.

그는 “쓰레기가 정말 많아서 놀랬다. 여기가 공사 중이라 관리가 안 되긴 하지만, 저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순간 보배드림에서 본 글이 생각났다. ‘나도 해보자.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 피해주기싫어요)

부처님 오신날인 22일 장씨는 친구와 함께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다시 팔공산으로 향했다.

장씨는 “다음날 바로 산을 찾았다. 빨간 날이라 시간도 널널했다. 100ℓ 쓰레기봉투를 5봉지 샀다. 친구랑 같이 비닐장갑을 끼고 주워 담았다”며 “나도 부끄럽지만 놀러 가면 버렸으면 버렸지 주워온 적은 거의 없었다. 이 기회에 반성하는 의미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뿌듯하고 정말 기분이 좋다”며 “봉사는 이런 맛에 하나 보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를 본 보배드림 회원들은 장씨를 ‘선행의 선구자’라고 부르며 칭찬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나도 저런 모습을 보게 되면 실천해보도록 노력해야겠다” “보배 쓰레기 청소 운동을 공식적으로 전국적으로 해보자” “좋은 일을 했으면 널리 알려야 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위치와 쓰레기 청소 하고 싶다고 말하면 쓰레기봉투를 준다. 사비까지 들여가면서 좋은 일을 하다니 엄지척! 이다. 친구 분도 동참해주셨네요 쌍 따봉!”이라며 정보를 제공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 피해주기싫어요)

장씨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보배드림 게시판에서 ‘어디에 가서 쓰레기를 치우고 왔다는 글들을 자주 봤다”며 “그런 글들을 보며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쓰레기 청소에 나선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쓰레기 청소를 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다. 30분도 안 걸렸다”며 “완벽하게 청소를 하지 못해 아쉽다. 큰 쓰레기들만 담은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어 “작은 일이라도 좋다. 야영 등 여행을 갔을 때 자기가 만든 쓰레기라도 안 버렸으면 한다”며 “이런 일들이 많이 퍼져서 많은 분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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