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27)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피아노학과 학부하고 석사를 졸업한 김상헌이라고 합니다.”

Q. 피아노는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6살 때부터 하게 됐어요. 신생아 때부터 엄마가 클래식 음악 틀어주면 울지도 않고 보채지도 않아서 ‘혹시 클래식에 남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배우게 하면 좋겠다’ 하셔서”

상헌씨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방식은 조금 독특합니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피아노 건반을 정확하게 짚고 연주해야 하거든요.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건반을 정확하게 짚고 연주한다는 건 보이는 상태에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겁니다.

Q. 건반 위치는 어떻게 파악해요?
“검은 건반의 도움을 좀 받죠. 검은 건반이 한 손에 두 개 들어오는 구간도 있고 세 개 들어오는 구간도 있으니까. 검은 건반의 모양을 이용하는 거죠.”

Q. 피아노 칠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어요?
“화음과 화음 사이 점프가 많아질 때 손이 왔다갔다 하는 정도가 심할 때 ‘혹시 틀리면 어쩌나’, ‘미스터치 나면 어쩌나’. 불안감이 항상 따르는 건 있죠. 왜냐하면 거기서 미스터치가 한 번 나면 다시 쳐야 되는 경우도 생겨요.”


상헌씨는 점자 악보를 보고 모두 외워서 연주합니다.


“어디 콩쿨 나간다거나, 수업 들을 때 선생님이 어떤 과제를 내주시면 다른 애들은 바로 악보를 구입하거나 요즘은 PDF로 받아서 바로 보고 수업 교실로 올 때는 프린트 뽑아서 악보 보면서 연주할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악보를 볼 때도 처음부터 외워야 되고….”

“게다가 점자 악보가 만들어져 있는 게 아직까지 많이 없어요. 그래서 새로 만들어달라고 자꾸 의뢰해야 해요. 악보를 읽을 때도 점자악보가 하나 하나 온통 기호들이에요. 그 기호가 무슨 점이 무슨 음을 가리키는지를. 암산을 다 해야 돼요.”

피아노에서 내려왔을 때 상헌씨에게 세상은 다시 친절하지 않은 곳이 됩니다. 2017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5세 이상 장애인 중 대학을 다닌 사람은 15.2%뿐이죠. 상헌씨에게 “서울대까지 가 놓고 힘들 게 뭐 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Q. 좋은 학벌을 누리고 있지 않느냐는 시선
“그런 오해를 많이 받아요. 왜 서울대까지 갔는데 힘드냐. 누구는 서울대 안 가서 힘든데. 그런 오해를 더 받기는 싫어가지고.”
“꽤 있었어요. 묘하게 힘든 건 있죠. 서글픔. 한편으로는 당신들이 눈이 안 보여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지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야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 즐거움이 누군가에겐 당연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Q. 계속 피아니스트 할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으로 뭔가 사람에게 얘기를 한다든가, 감동을 전한다든가, 위로를 전하는 게 좋기도 하고…. 음악이라는 게 우리가 말로 표현하기 어색한 감정. 예를 들어 운다든가 슬퍼한다든가 한탄한다든가. 실제로 말로 표현하면 사람들 앞에서 꺼려질 수 있는 감정인데….”


“음악으로 나는 울었다, 음악으로 나는 한탄했다. 나는 그런 감정을 표현했는데 실제로 사람들한테 들리기로는 모두 다 예쁜 피아노 소리로 들리니까…. 언어를 뛰어넘는 점이 있어가지고. 피아노를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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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애 기자, 제작=홍성철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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