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는데 옆에서 잘 자고 있던 강아지 ‘뿌꾸’가 갑자기 숨을 헐떡이더랍니다. 2분 정도 호흡곤란을 겪던 뿌꾸는 가슴 쪽을 만져주자 다행히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뿌꾸의 주인은 과거 네이버 카페에 이런 글을 적으면서 “뿌꾸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눈 주변이 눈물범벅이 됐고 몸에 힘이 풀려있었다”고 했습니다.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올라온 글

이런 위험은 퍼그, 불도그, 시추, 보스턴테리어, 페키니즈처럼 코가 눌려 얼굴이 납작한 견종들에게서 종종 나타납니다. 일명 ‘단두종(短頭種)’이라고 불리는 개들의 이야기를 취재해봤습니다.


코가 눌려있다 보니 비강이 짧아서 호흡이 가쁘고 코를 잘 곱니다. 심하면 자다가 무호흡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피부에 주름이 많아 피부염 등 각종 감염에 걸리기 쉽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머리가 커서 자연분만도 힘듭니다. 이런 ‘단두종 증후군’ 때문에 단두종 개들은 항상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키우는 데도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선 고온다습한 환경은 단두종 개들의 호흡을 힘들게 합니다. 때문에 더운 날에는 에어컨을 틀어 온도조절을 해주어야 하죠. 피부가 예민하다 보니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꽃가루나, 풀 등의 접촉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개들이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흥분하면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고, 살이 쪄도 호흡이 불편할 수 있으니 몸무게 관리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단두종 강아지들이 겪는 이런 고통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나타난 겁니다. 납작한 얼굴을 인위적으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겁니다.


헤이디 파커 미국 국립유전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5월 펴낸 논문에서 “200여 년 인간이 교배를 통해 만들어낸 개의 품종은 350여 가지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 개들이 가지고 있던 유전학적 특징은 깡그리 무시됐다”며 “마치 공산품처럼 트렌드에 맞춰 ‘가장 예쁜 강아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이 200년은 개의 역사에 있어 블랙박스와 같은 기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영국수의사협회에서는 “단두종 개를 기르는 것은 개를 위험에 밀어 넣는 것”이라면서 심지어는 이러한 종들이 자연적으로 소멸될 수 있도록 단두종 분양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소멸시키는 게 단두종 개들을 위한 방법일까요?


김휘율 교수(건국대 수의과대학) “모든 단두종들이 그런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단두종 증후군을 나타내는 아이들을 번식에 적용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단두종을 다 없애야 된다는 것도 굉장히 잔인한 방법이기 때문에 그런 질병을 계속 유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혹시 강아지 분양을 계획 중이신가요? 그렇다면 본인이 키우려는 반려견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본인과 반려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죠.


“더 나은 모습을 위해서 고통 받도록 개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개량이 아니다. 그건 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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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은 인턴기자 0705ky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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