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A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에 들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랜만에 들른 영화관은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상영시간이 되기 전에는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영화관 근처 식당에도 들렸습니다. 그러나 손님이 많은 탓에 주문한 음식이 제때 나오지 않아 다 먹지도 못한 채 헐레벌떡 영화관으로 돌아갔습니다. 남은 음식이 아까웠지만 포장해서 상영관 안에서 먹기엔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A씨는 상영관 안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강렬한 음식 냄새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영관은 맥주와 치킨 냄새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밀폐된 공간에서 냄새가 심해 속이 메스껍고 영화에 집중이 잘 안 됐다”며 “영화관이 음식점도 아니고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두운 극장 안에서 음식을 먹다가 흘리면 좌석이 오염될 것 같다”며 “실제로 바퀴벌레가 나오기도 한다던데 너무 비위생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치맥 정도는 양반이고 나는 영화관에서 치킨에 소주를 마시는 커플도 봤다. 치킨은 그렇다 쳐도 소주 냄새 때문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면서 “영화상영 중이라 말도 못 하고,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술 냄새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음식점에서는 어떻게 참냐고들 하는데 내 의지 없이 맡는 냄새랑은 완전 다르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네티즌들은 앞다투어 자신이 영화관에서 목격한 ‘역대급 민폐음식’을 제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볼 때 옆자리 분이 햄버거를 먹었는데 양파가 많은지 냄새가 엄청 심했다. 덕분에 4D 경험 제대로 했다” “나는 소주 팩 들고 영화 보러 오는 사람 여럿 봤다. 냄새는 안 났지만, 간혹 몇몇 사람들은 술에 취해 술주정을 부리더라” “혼자 먹기 미안했던 건지 피자를 들고 와 옆 사람한테 나눠 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미안하면 음식을 안 들고 오면 되는 것”이라며 다양한 목격담을 풀어냈습니다.

영화관에 자주 간다는 또 다른 관객 B씨는 음식물 냄새도 심각하지만 먹은 것을 제대로 치우지 않는 고객들의 태도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번은 B씨가 영화관에서 나오는 길에 앞에 있는 커플이 쓰레기를 그냥 두고 나가길래 “드신 것은 직접 치우세요”라는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남이사 먹은 걸 치우든 말든 무슨 상관이세요?”였습니다.

B씨는 “이런 공중도덕은 기본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도 꽤 있는걸 보고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며 “옳고 그름이 헷갈리면 나중에 자기 아이에게 뭐라고 가르칠 건지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영화 보고 음식물 쓰레기를 그냥 두고 나오라고 할 건지, 청소하는 분들이 힘드시니 가지고 나오라고 할 건지”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하지만 반대로 영화를 보면서 음식을 먹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평소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을 내 영화관에 간다는 C씨는 “영화관 매점 내에서도 식사류를 파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음식물 냄새가 싫으면 영화관에 안 오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은 “영화관에서 햄버거 먹어도 될까요?” “자장면이나 국밥 뚝배기 같은 음식만 아니면 웬만한 음식은 다 괜찮은 거 아닌가요?” “친구들이랑 치킨 시켜서 들고 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팥빙수는 냄새 안 나니까 괜찮죠?” 등의 질문들을 하곤 합니다.

물론 팝콘, 즉석구이 오징어 등 영화관 스낵은 영화를 볼 때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관객들이 ‘음식물 반입 기준’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냄새나는 음식 반입 금지’라는 다소 모호한 기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폐 관람객’이 되지 않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음식까지가 괜찮은 걸까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사진=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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