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딸 위해 만든 뽀로로 인형탈 드립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인형탈” 모두가 양보한 이유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뽀로로 인형탈을 빌려드립니다. 저한테 안 돌려주셔도 됩니다. 사용 후에는 또 필요한 분들에게 넘겨주시면 아주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뽀로로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뽀로로 인형탈을 직접 만든 한 아버지가 인형탈을 빌려주겠다는 글을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렸습니다. 이 네티즌은 그 이유로 “최근 아이들에게 뽀로로가 아빠였다는 사실을 들켰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무슨 사연이 숨어있는 걸까요.

글쓴이는 2년전쯤 둘째 딸아이와 함께 뽀로로 카페를 방문했던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는 “둘째딸이 뽀로로가 춤 추는 모습을 보고 거의 실신할 지경으로 좋아했다. 뽀로로가 제대로 눈길 한번 안 주니깐 자지러졌다”며 처음엔 뽀로로 인형탈을 사려고 마음먹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형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 사자’ 결심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판매처가 나오질 않았다”며 “아예 하나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형탈 제작 별거 없었다”며 제작과정도 소개했습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3만원짜리 스폰지와 1만원어치 노랑색 천, 집에 있는 주황색 티셔츠 등을 이용해 글쓴이는 근사한 인형탈을 제작했습니다. 그는 “대충 뽀로로 인형 보고 깎았다. 써보니 생각보다 그럴듯 했다”며 “몸은 도저히 만들 자신이 없어 작업복을 구입했다”고 했습니다. ‘뽀로로 풀세트’를 장착한 그가 어린이집에 나타나자 아이들이 ‘자지러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엄청난 사건이 터졌습니다. 뽀로로 인형탈을 아이들에게 들켜버린 겁니다. 글쓴이는 “2년 동안 뽀로로가 집에 놀러온다고 믿었는데… 얼마 전에 창고에서 애들이 탈을 발견해 버렸다”며 “그래도 정들어 만든거라 버리지도 못하겠다. 혹시 3살짜리 아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렌탈을 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저한테 안 돌려주셔도 됩니다. 사용 후에 다른 분들 또 필요하신 분들 넘겨주시면 아주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며 많은 아이들이 인형탈을 통해 행복해지기를 희망했습니다.

댓글에는 아이들이 뽀로로에 푹 빠졌다는 부모들의 요청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중 다리가 불편한 자녀를 둔 한 아버지의 댓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그는 “렌탈 가능할까요? 6살… 다리가 좀 불편한 사랑스런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저희 아이도 뽀로로를 좋아하는데, 다리 때문에 키즈카페 같은 곳을 가지 못합니다. 렌탈해 주신다면 인형탈을 쓰고 집으로 퇴근해 보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이를 본 보배드림 회원들은 “이분이 저보다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제 기회까지 드리고 싶어요”라며 먼저 양보했습니다. 한 회원은 행사 준비를 위해 구입한 뽀로로 인형탈 완제품을 빌려주겠다고 했고, 다른 회원은 택배나 퀵배송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회원들이 원하는 건 아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회원들은 “뽀로로 옷을 입고 나타나시면 아드님이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같은 아빠로서 후기가 기대됩니다.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같이 행복해지고 싶습니다”라며 자신들의 일인 것처럼 좋아했습니다.

글쓴이는 6살 아이를 둔 아버지에게 “쪽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기 올려주시고, 다른 분에게도 보내주세요. 뽀로로 챌린지입니다”라며 “제가 만든 인형탈이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면 좋겠습니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 6살이면 알아차릴지도 모릅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 한 아버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뽀로로 인형탈을 빌려드립니다’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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