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6일 오전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호국영령을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을 완화하고 포상범위를 확대하는 등 보훈 예산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2회 국가보훈위원회를 열고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기준 개선방안과 제4차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김주현 정부위원 14명과 민간위원 10여명 등이 참석했다.

2014년 1월 첫 회의 후 4년 넘게 열리지 않던 국가보훈위원회는 이날 재개됐다.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기준 개선방안에서 ▲여성의 독립운동 자료의 적극적 확보 ▲수형·옥고 3개월 이상이어야 포상이 이뤄졌던 기존 기준 완화 ▲광복 후 사회주의 활동자에 대한 포상의 전향적 검토 등 세 가지가 주로 논의됐다.

정부는 여성이 독립운동을 했더라도 당시의 사회 특성상 관련 기록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고 일기, 회고록 등 직·간접적 자료에서도 활동 내역이 인정되면 포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과 자료 확보 사업도 추진된다.

독립운동과 관련해 형을 받은 사람에 대한 포상 기준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수형·옥고 3개월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독립운동 사실이 확인·인정되는 경우 포상이 가능하게 바뀐다. 특히 의병의 경우 수형·옥고 기간이 3개월이 안 되더라도 포상하기로 했고, 독립운동을 한 학생은 수형 기록이 없더라도 퇴학을 당했을 경우에는 포상이 이뤄진다.

논란이 예상되는 지점은 사회주의 활동자에 대한 포상이다. 그동안 정부는 광복 후 사회주의 활동자에 대해서는 포상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포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2005년에는 3·1절에 여운형 등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54명에 대한 건국훈장 2등급 대통령장 추서 등의 포상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이를 전복하려 했던 인물까지 보훈대상에 포함돼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도 ‘북한 정권 수립에 주력했거나 적극 동조한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이냐’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었다.

정부는 이날 제4차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도 확정했다. 국가보훈발전 기본계획은 국가보훈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는 범정부적 계획으로, 5대 분야를 선정하고 24개 중점과제를 추진하게 된다. 이번 계획에서는 4·19혁명 참가자에 대한 추가 포상이 추진되는 안과 국가유공자에 명패를 보급하는 사업,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6·25 참전 비군인 4만명과 월남전 참전유공자 6만6000여명을 적극적으로 찾는 안이 거론됐다. 이외에는 국립묘지 확대와 보훈보상금 인상과 유엔 참전용사 초청 행사 등 국제보훈협력 확대 방안도 다뤄졌다.

이 총리는 “우리는 수많은 외침과 내전, 순탄치 않은 민주화 과정으로 국가를 위한 희생이 많아 보훈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그 일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굳은 다짐이고 그 증거가 바로 보훈예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보훈 예산이 5조원을 넘어섰고 1년 전보다 11.2% 늘었는데 앞으로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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