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씨. 뉴시스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야가 각각 ‘김부선 스캔들’과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이라는 대형 악재에 직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배우 김부선씨 관련 스캔들은 해묵은 의혹으로 치부되다 최근 의혹의 당사자까지 가세하며 선거 막판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 파장 역시 자진 탈당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지 않고 있다. 두 사안은 이번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직전 불거진 사건이 판세를 바꾼 결과는 적지 않다. 2014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고승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용린 후보나 조희연 후보를 앞서고 있었지만, 투표 닷새 전 딸의 페이스북 글로 졸지에 3위로 추락했다. 당시 고 후보 딸은 “가족을 돌보지 않은 제 아버지 고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2004년 총선 직전 터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 의장은 당시 한 인터뷰에서 “60~70대 이상 어르신들은 투표하지 않고 집에서 쉬셔도 괜찮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타고 180석 이상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15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이 발언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도 나왔다.

악재가 호재로 된 경우도 있다. 1992년 대선 일주일 전 발생한 ‘초원복국’ 사건이 대표적 케이스다. 김기춘 당시 법무부 장관은 부산지역 기관장들과 부산의 음식점 초원복국에 모여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하자는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를 도청한 통일국민당(야당) 정주영 후보 측이 이를 폭로하면서 ‘관권선거’ 논란과 ‘불법도청’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민주당 김대중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영남 지역 유권자들이 결집하면서 결국 민주자유당(여당) 김영삼 후보가 당선됐다.

정태옥 의원. 뉴시스

2002년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선거 전날 단일화 상대인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의 지지 철회란 악재를 만났지만 당선됐다. 정 후보의 지지 철회가 노 후보에 대한 동정론과 진보 진영 표심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김부선 스캔들과 ‘이부망천’ 발언 논란이 이번 선거에서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김부선 스캔들 당사자인 이재명 후보와 야당 후보 간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워낙 크고, 이부망천 논란은 이미 열세인 한국당에 터진 악재여서 선거 구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1일 “이 후보의 스캔들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내용이어서 대중에게 주는 충격파가 판세를 뒤흔들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부동층 및 이 후보에게 실망한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이탈할 수는 있다”면서도 “판도가 뒤집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망천 논란과 관련해 홍 소장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막말 이미지’에 이 사건까지 더해져 수도권에서 한국당 이미지는 최악이 됐다”며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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