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상가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3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2일 ‘2018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내놓고 지난달 말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300조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2조1000억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11조3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2008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액수이고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른 대출 증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풍선효과 ▲불경기로 인한 ‘생존형’ 대출의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최근 1~2년 사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 자산가들은 은행에서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을 진행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동산 임대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로 늘었는데 이는 전년(2016년) 동분기 대비 18%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는 ‘풍선효과’도 지적된다. 가계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된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가계대출 역시 다시 상승폭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5조3000억원 증가한 786조8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월(6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둔화된 모습이지만 최근 다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불경기로 인한 ‘생계형 대출’로 늘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정부가 올해부터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대출이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임대료와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 인건비와 겹친 비용상승이 이어지면서 서비스업 생산지수도 후퇴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 분야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93.7(2015년을 100으로 본 기준·100 이하일 경우 산업 후퇴로 분석 가능)로 나타났다. 이 분야에 대한 대출자 신용도 저신용자(7~10등급) 비중이 높아 좋지 못한 편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31)씨는 “김영란법을 비롯해 미투 폭로 등으로 직장인 회식이 줄어드는, 영업에 대한 ‘악재’만 쏟아져나오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같은 큰 비용상승 원인도 있지만 지난해 부동산 규제로 건설업 종사자들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종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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