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탈북여성 박연미(24)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인권을 위해 싸워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 올라왔다가 다음 날부터 같은 매체의 유튜브 계정에 공개됐다.

박씨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포옹했을 때 난 생각했다. 히틀러에게도 똑같이 하겠느냐고”라며 “지금 세계는 가장 악랄한 독재자와 협상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악의 독재자”라고 규정하며 현 북한 정권이 “지구상 최악의 인권탄압 역사를 지녔다”고 비판했다. 또 “김정은은 정권유지를 위해 강제수용소를 운영하고, 고의로 주민을 굶기고 있다”면서 “자기 가족의 일원도 암살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숙청했던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에 따르면 그는 13살 때 북한을 탈출했다. 1993년생인 그에게 북한에서의 삶은 “고문 그 자체”였다고 한다. 당시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시기였고, 연일 이어진 기아와 기근으로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나오던 때였다. 박씨는 “200만~300만명이 굶주리는 기아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생존을 위해 잠자리를 먹어야 했고, 등교할 때면 굶주려 죽은 채 길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지나가야 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박씨의 아버지는 10년간 정치범 수용소에 강제 수감됐다. 박씨는 “아버지의 죄는 가족이 먹을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암시장을 찾은 것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독재자와 앉아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아주 영악하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을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난 이런 쇼를 전에 본 적이 있다”고도 했다. 박씨는 “내가 7살 때 최고 독재자가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김정일은 더 부유해졌고 김대중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의 관심을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하는 데 사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핵무기들은 제거될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은 그보다 급한 문제”라며 “자유 세계의 리더로서 독재자가 책임을 지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민을 향해서도 “당신들은 당신의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가 북한의 인권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영상에는 1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385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의 호소에 공감을 표현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래도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한 네티즌은 “트럼프도 분명히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자유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북한을 고립된 채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평화가 먼저다. 결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했다. “겨우 첫 만남일 뿐이다.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박씨가 겪은 고통에 대해서는 많은 네티즌이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