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과 직접 협상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일본만 고립돼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됐던 ‘일본인 납치 문제’로 대화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오는 14~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일본 외무성 참사관급이 북한 당국자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13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 북한에선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간부가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의 정보기관 루트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물밑 작업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면서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마주해 해결해야 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었다.

아베 총리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건 오는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노리기 위한 측면도 있다. 선거 전에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성과를 내고 싶다는 게 아베 총리의 솔직한 속내다. 아베 총리는 최근 “스테이지(단계)가 바뀌었다.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길을 슬슬 보고 싶다”며 내각관방 납치문제대책본부 간부들을 독려하는 일도 잦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 국제사회가 북한 제재 완화에 나설 경우 일본만 고립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일본의 적극적인 구애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관련 소식을 상세히 전하면서도 납치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화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납치 문제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경제지원을 요구하면 여론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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