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한국 보수가 몰락했다. 출구조사 및 초반 개표 양상은 자유한국당의 참패를 예고했다. 촛불민심과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막말’과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한 결과다.

13일 치러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수도권은 물론 텃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참패하며 TK(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년 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17개 광역단체장 중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9곳,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8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두 당이 지방권력을 양분했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경험한 민심은 4년 만에 보수 야당에 등을 돌렸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도 참패한다는 예측이 나왔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TK와 제주도를 제외한 14곳을 석권하며 완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민주당이 보수당에 완승하기는 처음이다.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사실상 사상 첫 3선 서울시장 도전에 성공했다. 선거 막판 터진 ‘김부선 스캔들’로 이목이 집중됐던 경기도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남경필 한국당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는 게 출구조사 결과였다.

민주당은 오랜 숙원인 동진전략의 첫 성공을 눈앞에 뒀다. 민주당 간판을 단 경남지사·부산시장·울산시장이 처음으로 배출될 전망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바람이 불었던 호남도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파문’도 충청권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은 TK와 제주 광역단체장을 각각 한국당과 무소속 후보에 내줄 것으로 보이지만, 패할 것으로 예상된 후보들도 모두 높은 지지를 얻어 달라진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당은 재·보선과 교육감 선거에서도 약진했다. 재·보선 12곳 중 10곳에서 승리가 유력하다. 민주당은 의석수는 현재 119석에서 129석 내외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곳 중 13곳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촛불혁명 완성을 위한 지방정권 교체’ 프레임을 꺼내들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남북 평화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국정운영의 중단 없는 개혁을 위해서도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한국당이 장악한 지방권력을 촛불 이전에 선출된 권력이라고 비판했고, 한국당은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 심판론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사건 등을 제기하며 맞섰다. 또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폭로전을 주도하며 총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야당이 제기한 심판론과 의혹은 유권자의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2년 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여권의 국정운영 및 개혁 드라이브는 탄력을 받게 됐다. 참패한 야당은 책임 공방과 정계개편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방송3사 출구조사가 공개된 직후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을 올려 사퇴를 시사했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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