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THE BUCK STOPS HERE!”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3일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1시간도 되지 않아 페이스북에 이런 문구를 남겼다.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참패했다는 예측이 나오자 짧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THE BUCK STOPS HERE”은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을 갖고 있다. 홍 대표가 이 문구를 인용한 것은 선거 참패의 책임을 분명히 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 말을 7년 전인 2011년 12월에도 사용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대표직을 맡고 있었고,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한 상황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태 등으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최고위원 3명은 현 체제로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12월 7일 동반 사퇴를 결심했다. 홍준표 체제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날 밤 홍 대표는 트위터에 “THE BUCK STOPS HERE”라는 글귀를 남겼다. 음 날엔 당 쇄신안을 내놓으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계 마저 등을 돌렸다. 결국 홍 대표는 ‘모든 걸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로 발표되자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KBS·MBC·SBS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에서 당선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12곳 중 10곳에서 당선자를 낼 것으로 보여 ‘민주당 싹쓸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보수야당은 참패했다. 한국당은 광역자치단체장에서 텃밭인 대구·경북 2곳, 재·보궐 선거에서 1곳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는 다시 한번 트루먼 전 대통령의 마음가짐을 떠올렸던 듯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다. 그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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