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세기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시대를 통찰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할까. 전문 미래학자이자 목회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세상의 기준으로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것을 주관하고 섭리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역사의 큰 줄기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깨닫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회담 결과보다 앞으로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간 핵감축 협상과 미중간의 무역전쟁, 한국사회의 다양한 경제 사회적 변화 등을 분석하며 그리스도인 관점에서 현 시대를 읽어낸 ‘퓨처 리포트: 빅이슈 편’을 펴냈다. 앞서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 ‘제4의 물결이 온다’ 등 여러 저서를 발간하고 미국에 머물며 집필 및 교육, 자문 활동 중인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회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기독교인은 다른 관점 필요하다

‘퓨처 리포트: 빅이슈 편’을 펴낸 전문 미래학자이자 목회자인 최윤식 박사. 국민일보 DB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어떻게 지켜봤나.
“세기의 회담을 지켜보는 기독교인의 입장은 일반인과 조금은 달라야 한다. 인간의 기준, 세상의 기준을 가지고 회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것을 주관하고 섭리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역사의 큰 줄기를 어떻게 이끌어 가시는 지 깨닫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회담의 결과보다 앞으로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실제 협상과정에서 눈여겨본 점과 두 사람의 득실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두 정상 간 합의는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넘어서지 않지만 두 사람이 ‘비핵화’를 직접 약속했다는 점은 중요한 차이다. 두 사람의 성향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볼 때 두 사람이 단기간에 협상을 뒤집을 가능성은 낮아졌다.
김 위원장이 CVID를 못 박지 않은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굴욕적이라 생각했고, 3대째 주장하고 있는 ‘북한과 미군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20% 정도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올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20%의 의미는 미국 위협 제거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 심중에 가진 성과 마지노선일 수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북미 간 동등한 협상국이란 대뇌외적 이미지와 함께 이미 시작된 대북제재 공조 균열의 틈을 좀 더 벌린 효과를 얻었다. 또 북미 협상 주도권을 유지하고, 한미간의 미묘한 균열을 가져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장 폐쇄 약속과 미군 유해 6000여구 발굴 송환이라는 실제적 성과를 얻었다. 미국 국민의 상당수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업적이라고 여길 수 있다. 또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은 지지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성과가 된다. 여기에 추가 정상 회담 등으로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주도권을 잡고 언론의 이목을 붙잡을 수 있는 후속 행동에 들어갈 수도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각자의 이익 위해 협상하고 있어”

-이번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과 리더십 분석을 토대로 향후 북미 관계를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관리와 승부에 능한 실용주의자로,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와 갈등을 통해 가장 큰 비즈니스 이익을 창출해내는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실제 협상에서 두 사람의 스타일이 어떻게 작용했다고 분석하는가.
“이번 회담을 보면서 국내 여론 반응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이번 회담이 성공하면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이 모든 것을 회개하고 변화돼 새사람이 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환영하고 기뻐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이 한국과 세계를 향해 던지는 웃음에 속지 말아야 한다. 세계의 주목을 받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만 파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북한 경제가 발전하면 북한 내부에서도 파격적인 체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북한이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한다는 말이 아니다. 체제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붙잡기 위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워장과 다르게 새로운 정치 형태나 통치 체제로 변화를 시도할 대담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의 실제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향후 북미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는가.
“첫 번째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요구대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차근차근 그러나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두 사람이 정치적 이익을 충분히 얻을 만큼의 수준에서 비핵화 모습을 보여주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으로 가더라도 결과는 하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김정은 정권의 장기집권이다.
북미간 핵군축협상이 성공했다는 의미는 미국이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고, 중국과 미국이 김정은의 정통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북한 내에서 김정은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 질 것이다.
미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 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한국은 대규모 지원과 투자를 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멈춰있던 경제협력을 가속할 것이고, 일본은 북한에게 배상금이나 대규모 차관 지원을 할 것이다. 북한은 세계은행을 통해 개발자금을 빌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지원과 개방 혜택이면 북한 경제는 연평균 10%의 고도성장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불만은 당분간 줄어들 것이다. 군부 쿠데타 성공 가능성도 낮아진다. 결국, 북미간 핵군축협상 성공은 김 위원장의 장기집권 발판이 될 것이다. 그만큼 단기간에 급작스런 통일 가능성은 낮아진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종전협정이 맺어지더라도 남북이 대치하는 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한국은 군사적으로는 핵무기를 완성하지 않은 김정은 정권 초기,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그 당시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북한과 마주하여 대치를 다시 시작한다.”

세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깨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독교인이라면 이들 너머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뉴시스

한국교회, 늦어질 통일 예측하고 한반도 미래 새롭게 준비해야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한반도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가.
“한국교회는 이제 과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을까를 질문하며 기도해야 한다. 북한 주민의 고통과 울부짖음과 김정은 정권의 안정은 상반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한반도의 통일을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부르짖는 백성의 기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닌 듯하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통일 시기가 앞당겨지도록 기도했지만, 통일 과정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이 감당하고 희생하고 치유해야 할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는 기도도 연구도 대비도 부족했다.
이번 세기의 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미래를 위해 기도하고,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서 벗어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기도와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통일의 시기가 늦춰지면 어떤 미래가 가능할지 예측하고 행동해야 한다. 통일 시기는 늦춰지지만 경제협력 등으로 북한 주민의 삶은 나아지고, 북한 경제가 발전하고 남북 경제 교류가 활발할수록 장기적으로 통일 비용도 낮아질 것이다.
남북간 교류가 많아지면 한국교회가 통일에 결정적 기여를 할 기회도 커진다. 통일 이전에 북한 주민의 삶의 형편이 좋아지도록 돕는 구체적 행동을 정치인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통일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제적 부담, 사회적 갈등, 국가적 리스크가 줄어들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통일 시점이 늦춰지는 것은 안타깝지만, 다른 부분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통찰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할까.
“우리가 세상을 통찰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사역을 알고, 하나님 편에서 선악을 분별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가 있어야 나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실현되도록 할 수 있다.
하나님은 반드시 고통받는 그의 백성을 구원하신다는 약속을 버리지 않으신다. 다만 시대에 따라 우리가 무슨 일을 감당해야 할지 지혜롭게 통찰하라고 명령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발휘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 묻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 무드가 이뤄지더라도 한국 사회의 불안감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갈수록 불안성이 증대하는 현대사회에 한국의 목회자들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나.
“하나의 위기가 지나가면 다른 위기가 엄습하는 것이 세상이다. 조금씩 우리를 조이며 다가오는 위기가 세기의 회담과 지방선거 이슈에 묻혀있었지만, 곧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앞으로 5~7년은 신흥국, 한국, 중국 등에서 경제 위기가 차례로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위기가 오면 가정이 더 크게 흔들릴 것이다. 기술발달로 윤리와 가치의 문제가 점점 부각될 것이다. 이런 위기와 변동성 증대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럴수록 사람들은 하이 터치를 갈망하게 된다. 최고의 하이 터치는 영적 만짐이며, 영적 만짐의 시작은 설교이고 완성은 전도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교회가 이런 흐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다. 지금이라도 깨어서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먼저 교회의 잘못을 돌아봐야 한다. 성도가 성도답지 못한 것을 회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예수 믿으면 복 받고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부분을 강조하기 보다는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불안과 갈등을 통찰하고 복음 안에서 영생을 얻고 천국을 갈망하도록 하는 전도가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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