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내건 녹색당 신지예(27) 후보가 김종민 정의당 후보를 제치고 3위를 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신 후보는 14일 오전 8시 (개표율 99.9%) 현재 8만2870표를 얻어 1.7%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종민 정의당 후보에1100여표 앞섰다. 갑자기 등장한 페미니스트 후보가 기존 진보정당 후보를 누른 것이다.

1990년생으로 광역단체장 후보 중 최연소인 신 후보는 ‘성폭력 성차별 없는 서울’을 핵심 과제로 삼고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계기는 2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이라고 한다. 신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선거철만 되면,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말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은 ‘여성=가족=보육’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저는 이번 선거를 통해 여성이 얼마나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지, 또한 여성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후보는 선거기간 막바지에 화제 된 인물이다. 페미니스트, 여성, 20대. 최근 페미니즘 열풍을 대변하듯 나타난 신 후보의 선거벽보만 유실되거나 얼굴 부위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신 후보의 표정이나 눈빛을 지적하는 저급한 혐오 발언이 이어졌다.



신 후보는 지난 6일 “정치인 한 명에 대한 유례없는 선거벽보 훼손 사건은 20대 여성 정치인이자 페미니스트 정치인에 대한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라고 주장했다.

지난 9일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 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 주최측 추산 3만명(경찰추산 1만2000명)이 참여하는 등 성평등을 부르짖는 여성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네티즌들은 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아닌 득표율에 주목했다. ‘페미니스트를 표방한 젊은 여성 정치인’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는지 궁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선거 당일인 13일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정치권의 성비 불균형을 지적한다는 의미로 ‘무효표’를 행사하자는 의견이 속출했고, 소셜미디어에선 ‘#투표용지에_여성정치인’ 해시태그 운동도 벌어졌다. 투표용지에 ‘여성 정치인’이라는 문구를 남기고 무효표를 만들자는 움직임도 벌어졌다.

정지용 박상은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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