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바리’ ‘흑형’ ‘양키’ ‘대륙’ … 무슨 말인지 다들 아실 겁니다. 혹여 별 나쁜 의도없이 모르고 썼다 하더라도 인종차별임은 분명하죠. 한국인은 외국에 나가면 동양인으로서 차별을 당하면서도 정작 국내에서 외국인을 향한 편견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달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A씨(가명)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이목구비가 진하고 피부색이 까무잡잡한 편인 A씨는 평소에 외국인 아니냐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어느 날 A씨는 지하철역 근처 포장마차에서 토스트를 주문했습니다. 주인은 A씨에게 “참하니 예쁘게 생겼네. 동남아 아가씨같지 않네” “우리 아들이 아직 장가를 못 갔는데…” “나이는 많아도 가게가 있어서 참한 아가씨 한 명 들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받아든 토스트를 먹는둥마는둥 삼키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사진=뉴시스

뿐만 아니라 ‘바가지’를 씌우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A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을 지나가다가 목이 말라 노점상에서 생수 한 병 집어들었습니다. 얼마냐고 물어보자 노점상 주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2500원”이라고 답했습니다. A씨가 “물 한 병이 왜 그렇게 비싸냐” “2500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하자 당황한 주인은 “한국말 알아듣네”라며 얼버무렸습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외국인처럼 보여서 바가지 씌우려 한 것이냐”고 항의했고 주인은 “기분나쁘면 사지 말라”고 받아쳤습니다. 주인은 A씨를 아마도 간단한 한국말만 구사하는 외국인으로 오해한 모양입니다. 이후 A씨는 서울시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한국 물정을 모르는 외국인은 바가지를 당해도 상대가 막무가내로 나오면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택시바가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일어나는 가장 흔한 형태의 바가지입니다. 관광객이 요청하는 목적지까지 바로 가지 않고 돌아가거나, 미터기를 켜지 않고 임의대로 값을 받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3월 서울시는 불법영업을 한 택시의 인천공항 출입을 60일간 금지했습니다. 이 택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승차한 시점부터 할증요금을 적용해 금전적 피해를 입혔습니다. 한편 작년 10월 외국인에게 술값으로 1200만원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술값바가지’인데요 술은 가게마다 가격을 비교적 자유롭게 매길 수 있어서 소비자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 한국의 외국인방문객 재방문율은 전년도 46.1%에서 38.6%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옆 나라 일본의 경우 58.7%에서 61.6%로 상승했습니다.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와 같은 거시적 요인이 재방문율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관광객이 느꼈던 여행일상에서의 경험이 아닐까요? 순간의 욕심이 돌이킬 수 없는 국가차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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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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