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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니까 다 내자”-“교회니까 봐주자” 저작권 갑론을박

CCM 가수 A씨는 고민 끝에 찬양사역자라는 타이틀을 포기했다. 대신 일반 가수로 선회했다. 모태신앙인인 A씨는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주님에 대한 사랑을 담아 복음성가를 만들어 불렀다. 나름 유명세도 얻었는데 찬영사역자로 얻는 수익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았다. 교회마다 자신의 노래가 자주 불린다고 하지만 저작권 수익이나 공연료는 쥐꼬리만큼이나 작았다. A씨는 “수백만을 들여 만든 곡이 나름 유명해졌는데도 저작권 수익은 터무니없이 적다”면서 “돈을 밝힌다는 비난이 두려워 하소연도 못해 어쩔 수 없이 일반 가수로 나섰다”고 털어놓았다.

기독교인이 교회에서 찬양을 부르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CCLI 제공

“주님 팔지 마세요.” 냉담한 시선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교회의 저작권 인식은 아직 바닥 수준이다. CCM은 주로 교회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인지 폰트나 소프트웨어 사진 영상과 달리 저작권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 교회에서는 CCM을 부르면서 악보를 복사하거나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면서도 저작권료를 지불하는데 인색하다. 한국찬양사역자연합 최인혁 회장은 지난해 9월 본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찬양사역자들만큼 한국교회의 동역자로서 목회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또 있느냐”면서 “그런데도 교회는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CCM을 공짜로 부른다”고 한탄했다.

당시 미션라이프 페이스북에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CCM 저작권료 지불에 부정적인 페이스북친구(페친)들은 ‘찬양사역자가 돈을 요구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페친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말씀을 주셨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돈을 요구할 수 있느냐”면서 “돈벌이를 하려면 찬양사역자가 아니라 장사꾼이다. 그런 사람들은 앞으로 대중가요나 만들어 불러야 한다”고 적었다. 이 의견에는 수십 명의 페친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했다.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십계명에도 남의 것을 도둑질하지 말라고 돼 있는데 하나님 운운하면서 남의 창작물을 공짜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이 공감을 얻었다. 한 페친은 “찬양사역자들이 계속 좋은 곡을 만들고 살아갈 수 있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옳다”면서도 “미국의 사례처럼 기간별로 정산하거나 교회의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교회, 예외일 수 없다” 전문가들 한 목소리
전문가들은 시대 흐름에 따라 교회가 저작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남형두 교수는 지난달 10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열린 저작권설명회에서 “가정에서 사용하면 저작권이 면책된다면서 우리 교회는 모두 형제자매니 면책 대상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교회가 남의 노래나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제해 사용한다면 훔친 물건으로 예배를 드리자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또 “교회가 비영리단체니까 저작권 면책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교회니까 세상의 법을 더욱 솔선수범해 지켜야한다는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교회가 복음을 전파하는 특수한 공감임을 감안해 저작권 기준을 따로 마련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도 저작권 예외가 없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함께 ‘자발적 불편운동’을 벌이는 경기도 고양시 빛과소금교회의 신동식 목사 또한 “만든 사람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물건을 몰래 쓰는 행위는 창조하는 수고로움과 노력을 허사로 만드는 일”이라면서 “교회는 저작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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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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