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친구에게 500만원을 빌려주려 한다. A씨는 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친구에게 얘기하였으나, 친구는 “우리 사이에 500만원 가지고 그런 것까지 써야되냐”고 서운해 한다. 친구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A씨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금전 관련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돈을 빌려준 ‘증거’를 남기는 것이고, 만약 그 증거가 없다면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소송에서 패소하게 됩니다. 증거 중 강력한 것은 계약서, 차용증, 각서 등 문서로 된 증거인데, 친한 사이인 경우 몇 십만원, 몇 백만원을 빌려주면서 계약서를 쓰기가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녹음입니다.

친구와 얘기를 하며 얼마의 돈을 빌려간다는 내용, 언제까지 갚는다는 내용 등이 녹음된 녹취는 돈을 빌려준 ‘증거’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친구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면 녹음 사실도 알리지 않아야 하는데, 혹시 불법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녹음은 제한적인 요건 아래에서 적법한 증거자료가 됩니다. 즉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을 했을 경우에만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돈을 빌려간 사람이 다른 친구와 얘기하는 내용을, 돈을 빌려준 사람이 몰래 녹음했다면 이는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고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 간의 대화를 당사자가 녹음하는 것은, 설령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해도 법적으로 효력이 있습니다.

녹음은 녹취록의 형태로 법원에 제출될 수 있으므로, 법원 근처에 있는 속기사에 녹음자료를 가져다주면, 속기사는 녹음된 내용을 문서에 옮기고 이를 공증해 녹취록을 만들어 줍니다. 녹취록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법원이나 검찰에 제출하여 ‘돈을 빌려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허윤 변호사는?]

당신을 지켜주는 생활법률사전(2013. 책나무출판사), 생활법률 히어로(2017. 넘버나인), 보험상식 히어로(2017. 넘버나인) 등을 출간.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장애인태권도협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및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서울특별시의회, 한국수력원자력, 에너지경제연구원, 딜로이트 컨설팅, 쿠팡, 국민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JTBC, 파이낸셜뉴스, Korea Times 등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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