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영이가 1달에 1번 ‘꼬마 빈(용량이 적은 빈크리스틴 항암제)’ 맞는 날이었다. 인영이는 격주로 병원에 가는데 요일은 매주 화요일로 고정돼 있다. 인영이는 병원가는 날을 좋아한다. 일상이 되기도 했거니와 ‘동기’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가는 길. 2년동안 늘 데리고다니던 봉구대신 콩순이를 데려갔다. 이유를 묻자 "봉구는 그동안 많이 갔자나."라고 한다. 쿨하다.

대학 동기, 입사 동기, 군대 동기, 조리원 동기, 사회에 많은 동기들이 있지만 인영이에게는 비슷한 시기에 발병을 해서 같은 여정을 걸어 나가고 있는 끈끈한 병원 동기들이 있다.
처음 무균병동에 입원했을 때 병실 바로 옆 침대에 우리보다 한 달 먼저 입원해있던 11살 효재 오빠와 윤서언니. 둘은 윤영이와 나이가 같아 윤영이와도 절친이 됐다. 그리고 10살 소은이 언니. 모두 같은 교수님께 치료를 받고 있는데 외래가 늘 같은 날 겹쳐 화요일마다 병원에서 만난다. 인영이가 ‘화요일의 아이들’ 중 막내인데 언니 오빠들이 인영이를 다정하게 챙겨주고 잘 놀아준다. 그 친구들 덕에 병원에 있는 3~4간 동안 엄마가 덜 힘들어졌다.

화요일의 아이들 부모들도 끈끈해졌다. 우리는 병원 복도에서, 화장실에서, 배선 실에서 아이 몰래 눈물을 흘렸던 서로를 보았고 같은 두려움으로 밤을 지샜다. 이만큼 호전되어 꾸준히 치료를 잘 받고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고 자만해선 안 되는 살얼음을 같이 걷고 있다.
인영이 남친 편지원. 아빠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유치원 가는건 싫은데 유치원에서 지원이랑 노는것은 좋다고 한다. 아빠 피가 흐르나보다.

인영이에게 치료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싶어 내년에 일곱 살이 되면 지금처럼 병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했더니 예상과 다르게 인영이는 울상이 됐다.
“그럼 이제 언니오빠들을 못 만나는 거야?”

화요일의 아이들이 모두 완치되어, 건강하게 자라나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관계를 지속해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아무도 아프지 않았으면, 그래서 우리 엄마아빠들도 아무도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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