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 대사가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시위 유혈진압 사태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진압한 이스라엘 군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19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의 반이스라엘성향과 인권탄압국의 이사국 가입 허용을 이유로 이사국에서 탈퇴했다.

이사국 중엔 2011년 리비아가 비무장 시민들을 학살해서 제명된 적이 있지만, 스스로 탈퇴를 선언하기는 미국이 처음이다.

탈퇴의 결정적인 이유는 이스라엘 문제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도 유네스코의 반(反)이스라엘 노선을 문제삼고 탈퇴했다.

실제로 2006년부터 이사회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70회 이상 통과시킨 바 있다. 이란 결의안보다 무려 10배나 많다. 지난 3월에만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5회나 통과시켰다.

또한 인권탄압국의 이사국 가입도 비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엔인권이사회가 지난해 더욱 (인권에) 냉담해졌고(callous), 인권탄압국들의 보호자(protector)가 됐으며, 정치적 편향의 소굴( a cesspool of political bias)이 됐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대량학살이 벌어진 콩고를 이사국으로 승인하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인권 탄압에 대해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더불어 인권 탄압국가들이 국제사회의 조사를 회피할 명분으로 이사국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러시아, 중국, 쿠바, 이집트 모두가 지난해 (미국의) 노력을 훼손했다”며 “우리는 그들(이사국들)에게 여러번 기회를 줬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탈퇴 조치가 우리(미국)의 인권헌신에 있어 후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반대로 인권을 비웃은 위선적인 조직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수없기 때문에 (탈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사회보다 더 나쁜 것은 인권탄압을 덮어버리고 (인권)진보를 가로막으며, 변화를 방해하는 이사회”라고 말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2006년 유엔인권위원회를 발전시킨 기구다. 이사국은 총 47개국이며 임기는 3년이다. 미국은 2009년 선출된 이후 2012년 재선에 성공해 2015년까지 활동한 바 있다. 이사회의 3회 연속 연임 금지규정에 따라 1년 공백을 가진 뒤 2016년에 다시 선출됐다.

유엔재단 공보책임자 피터 여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인권이사회가 부적절하게 이스라엘을 타깃으로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리더십은 중요하다. 미국은 세계무대에서 여전히 인권에 대한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한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탈퇴하면 인권문제에 대한 지렛대를 잃게 되고, 이사회가 더욱 한쪽으로 치우쳐질 수있다는 얘기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정부의 (유엔인권이사회)탈퇴는 1차원적 인권정책의 슬픈 반영”이라며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 시리아, 미얀마, 남수단 등의 국가들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트럼프가 신경쓰는 것은 이스라엘 보호 뿐”이라고 밝혔다.

손민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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