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 성장에서 성숙으로 전환하라

박시경(미국 그레이스신학대학원 문화교류학) 교수가 대전 서구 새로남교회에서 진행 중인 ‘GMS 2018 세계선교대회’ 둘째 날 특강을 하고 있다.

‘후원교회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선교 사역’ ‘개인마다 편차가 심한 사역비’ ‘중복 투자와 선교사 재배치 문제’.

세계 최다 선교사 파송국가로 꼽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대전 서구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진행 중인 ‘GMS 2018 세계선교대회’ 둘째 날 특강 시간엔 선교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이 차례로 언급됐다. 강사로 나선 박시경(미국 그레이스신학대학원 문화교류학) 교수는 “사역이 안정권에 접어들 때 선교사는 타성에 빠지고 소명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라며 “지금은 더 좋은 선교보고서를 쓰기 위해 집중할 때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비전과 일치하는 지 스스로의 비전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자료로 발표된 ‘GMS 선교현황’은 선교 지역과 사역의 쏠림 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시아 지역엔 2500여명의 선교사 중 1483명(58.2%)이 몰린 반면 아프리카와 중남미는 각각 214명(8.4%) 146명(5.7%)에 그쳤다. 사역은 교회개척(43.7%) 지도자 양성(12.7%) 신학교 사역(8.1%) 각종 학교 사역(9.9%) 등 개척사역과 교육에 집중돼 있었다. 박 교수는 “그 동안 지역 중복이나 사역 다변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처한 상황에 따라 진행 중인 사역을 가장 시급하고 가치있는 것으로 간주하며 몰두했기 때문에 쏠림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조용성(GMS 선교총무·사진) 선교사도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계를 언급하며 선교사 전략적 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30년까지 필요한 한국 선교사 대비 2018년 파송율’에 따르면 F1지역(복음화 비율 5~10% 미만)은 20.7%, F2지역(복음화 비율이 0~5% 미만이고 박해 지역이 아닌 곳)은 64.53% F3지역(복음화 비율이 0~5% 미만이며 박해 지역)은 8.89%에 그쳤지만 G1지역(복음화 비율 10~15.5% 미만)은 75.15%, G2지역(복음화 비율 15.5% 이상)은 191.1%에 달했다. 복음화 비율이 높은 지역임에도 파송 선교사가 필요 선교사 수의 두 배 가까이 과잉상태인 셈이다.

해외 선교지에서 방한한 선교사 700여명을 비롯해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대회 개막 후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강사가 제안하는 대안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조 선교사는 “복음화 비율이 높은 국가 중에도 특정 지역은 선교사가 파송되지 않기도 한다”며 “사역 국가를 떠나는 ‘완전 재배치’가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로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사 자신이 선교지를 정하지 않고 선교본부가 전략적 선교지를 정해주는 ‘맞춤형 선교 훈련’을 확대한다면 안전하고 안정적인 사역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선교사역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사진)는 “한국 선교사들은 탁월한 능력, 헌신에 대한 자세와 열정을 갖췄지만 연합에 있어선 취약함을 드러낸다”며 “선교지에서 최대의 적은 이기심 경쟁심 자만심이며 해결방법은 겸손과 사랑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울이 헬라 문화권에서 유행했던 수사학 기법을 자신의 설교에 활용하며 청중들에게 공감을 얻었던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면서 “문화와 세속화를 동의어로 이해하는 자세를 버리고 수용자 중심의 사역을 견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찬곤(GMS 이사장·사진) 목사는 ‘GMS 선교의 반추와 전략’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목사는 “선교 지역, 선교 사역, 교회 선교의 고착화 현상을 맞고 있지만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는 말을 기억하고 각 시대를 복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교사 파송교회 목회자들로 구성된 지역위원회가 해외 선교를 한 교회만의 사역이 아니라 우리의 사역임을 기억하며 끊임없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동포들을 위한 사역은 동포애를 넘어서는 선교전략이 있어야 한다”면서 “환경과 이데올로기가 다른 차원에 있는 그들을 이해하고 이를 위한 선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전=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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