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Germany' 캡처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패한 독일의 반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 최강 독일에 승리를 거둔 한국의 기쁨이 큰 만큼 독일의 씁쓸함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 직후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독일 반응’이 줄곧 상위에 올랐다.

네티즌의 눈길을 끈 것은 독일 축구대표팀의 공식 트위터였다. 양팀 모두 선제골을 넣지 못하고 후반전이 끝난 뒤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자 이 계정에는 “6분 인저리 타임!!!”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인저리 타임(injury time)’은 축구경기에서 전·후반 45분의 정규시간 이후 주심이 재량에 따라 추가로 허용하는 시간을 말한다. 보통 경기 도중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등의 이유로 경기가 지연됐을 때 주심이 이를 고려해 임의로 경기 시간을 추가한다.

이 글 아래에는 “6분이라고? 제발 기적을 만들자” “독일이 이길 것” “독일을 믿는다”와 같이 선수들을 격려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대부분 승리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계정에 다음 게시물이 올라오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계정 운영자는 ‘한국 [1]-0’이라는 문구와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책가방을 든 한 학생이 힘없이 걷다 바닥에 쓰러지듯 눕는 장면이었다.

이후 한국이 추가 득점에 성공하자 운영자는 다시 “할 말을 잃었다. 월드컵에서 탈락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독일의 메수트 외질 선수가 지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사진도 첨부했다. 이 글은 무려 7000회 이상 공유되고 2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끔찍했다” “어떻게 멕시코와 한국에 질 수 있느냐” “이번에는 운이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독일의 정치인인 마틴 존네보른은 “난 이제 벨기에 사람이다”라며 “깃발을 90도로 돌렸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독일과 벨기에의 국기는 매우 유사하다. 독일은 위에서부터 검정 빨강 노랑 순으로 가로 무늬가 그려져 있고, 벨기에는 왼쪽부터 검정 노랑 빨강의 세 가지 색이 세로로 있다. 독일 국기를 왼쪽으로 90도 돌리면 벨기에 것과 매우 비슷해진다. 이 정치인은 경기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재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에 2대 0으로 승리했다. 후반 48분 김영권의 왼발 슛이 독일 골망을 흔들었으며 약 3분 뒤 손흥민이 주세종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같은 조의 멕시코가 스웨덴에 3대 0으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의 꿈은 무산됐다. 한국은 독일을 2골 이상 차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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