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인스타그램 캡처

일부 멕시코 축구 팬의 인종차별적 행동이 국내 네티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이 독일에 2대 0으로 완승하며 멕시코가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위를 차지하게 되자 소셜미디어에는 ‘#바모스 코레아(Vamoscorea·가자 한국)’ ‘#그라시아스 코레아(#Graciascorea·고마워 한국)’와 같은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해시태그는 기호 ‘#’에 단어나 문구를 붙여 쓰는 형식이며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검색이 쉽게 되도록 사용된다. 많은 멕시코 네티즌이 이 태그를 통해 한국에 고마움을 전하고 있지만 일부는 다른 의미로 쓰고 있다.

이 네티즌들은 손으로 양쪽 눈 옆을 잡아당기는 자세를 하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이른바 ‘눈 찢기’로 불리는 이 제스처는 동양인을 비하할 때 하는 행동이다. 아시아인의 눈이 서양인보다 작고 가는 것을 흉내 내는 것으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한국에 고맙다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사진을 첨부한 것이다. 이를 본 국내 네티즌은 “모르고 했을리 없다”며 분노했다.



멕시코는 지난달에도 같은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멕시코 공영 방송 adn40의 두 남성 진행자는 국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뮤직어워드 시상식 무대 영상을 전하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말과 성 차별적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BTS의 의상에 대해 “이들이 구찌를 입고 있는 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면서 “남자들이 이렇게 약해 보이고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옷이 좋아 보이겠냐”고 비난을 쏟아냈고, “성소수자들이 돌아다니며 매춘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도 넘은 막말도 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멕시코 팬의 항의가 빗발치자 한 진행자는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과 팬들을 불쾌하게 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정말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프로그램 측은 이 진행자의 글을 공식 계정에 공유했을 뿐 별도의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한편 대부분의 멕시코 축구 팬은 한국의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스웨덴에 3대 0으로 패하면서 조별리그 탈락 위기였던 멕시코는 한국이 독일을 꺾으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패했을 경우 독일·스웨덴·멕시코가 2승 1패로 골 득실차를 통해 조 1위와 2위를 정해야 했다. 따라서 스웨덴에 3골이나 내준 멕시코가 3위로 밀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멕시코 네티즌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패러디 이미지나 멕시코 국기에 손흥민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멕시코에서 근무 중인 한 한국인이 동료들에게 환호를 받는 영상도 공개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