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 후 법원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탁 행정관에게 일부 혐의를 유죄로 선고하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뉴시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퇴 의사를 내비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30일 경향신문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직한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청와대에서 물러나겠다고 읽힐 만한 탁현민 행정관의 글에 대해 청와대는 “사표를 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탁현민 행정관은 문자 메시지에서 사표를 냈으며, 의지가 분명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날 자사 소속 기자에게 탁현민 행정관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청와대 관계자가 (어제)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며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가)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를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자신이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공연 직후라고 했다. 그는 “지난 평양공연 후 사직의사를 처음 밝혔지만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끝났으므로)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이에도 사직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선 직전 한 행사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 홍보 음성을 배경 음향으로 사용한 것으로 재판을 받은 일이 사표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또 “지난 1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행사를 치러낸 의전비서관실의 동료들도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일보가 자신과 김종천 비서관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한 일을 비판하기도 했다. 탁현민 행정관은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문제를 이야기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하다”며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또 “여러 소회는 언젠가 밝힐만한 시간이 오리라 생각한다”며 “굳이 이말 저말 안 하고 좀 조용히 지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허리 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한 탁현민 행정관은 “지나치게 많은 관심에 감사했다”고 문자를 마무리했다.

탁현민 행정관이 29일 페이스북에 구름이 낀 하늘과 바다 사진을 올리며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는 글을 남겼다. ‘잊힐 영광’과 ‘사라질 자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탁현민 행정관이 올린 글에 대해 청와대는 29일 여러 매체를 통해 “(탁현민 행정관은) 사표를 낸 적도 없고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경향신문 기자를 통해 직접적인 사퇴 의사를 밝혔을 즈음, 탁현민 행정관은 페이스북 계정도 삭제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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