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내가 카드로 긁을테니까 더치페이해서 보내줘~”

더치페이란, 더치 트리트에서 유래된 말로 네덜란드 사람을 가리키는 말 ‘더치’와 한턱내기를 뜻하는 ‘트리트’의 합성어입니다. 즉 더치페이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었습니다.

1602년 이후 네덜란드와 영국은 식민지 문제로 세 차례에 걸친 전쟁을 치르게 되고, 두 나라 사이는 멀어지게 됩니다. 이후 영국인들은 네덜란드 사람을 비하하기 위해 ‘대접하다’의 의미인 ‘트리트’ 대신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로 바꾸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함께 식사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은 각자 부담한다’는 뜻을 가진 ‘더치페이’의 유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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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가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그 기준은 저마다 다릅니다. 총액을 기준으로 같은 금액을 분담하는 이른바 엔빵(n분의 1씩 부담)이 있는가하면, 자기가 시킨 메뉴의 가격만큼 지불하는 각자계산법, 메인메뉴를 한 사람이 계산하면 디저트는 다른 사람이 계산하는 동방예의지국식 더치페이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밥값을 나눠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기준과 기대감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더치페이에 아이는 계산에 포함 안 시키는 친구”라는 제목으로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친구가 자신 아이의 밥값을 더치페이에 포함하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A, B, C씨는 기혼인 B씨의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줄곧 모임에서 더치페이를 해왔던 터라 그날도 A와 C씨는 아이 몫까지 계산해 돈을 나눴다고 합니다. 이에 B씨는 “누가 초등학생 밥값을 받냐”며 언짢아했습니다. B씨는 “초등학생이라 용돈을 줘도 거절할 생각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아이 밥값까지 계산해서 기분이 상했다”며 서운해 했다고 합니다. 사연을 올린 A씨는 “요즘은 초등학생 이상부터는 정가 아니면 반값이라도 받는데 친구가 먼저 말한 금액에서 조금 더 내는 게 기분 나빠 먼저 갈 일인가요?”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조금 다른 사연도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와 친구를 만난 김씨. 김씨는 자신의 아이가 먹은 것까지 같이 계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식사를 한 친구들은 “아이 것까지 낼 필요 없다”며 아이의 식비를 회비에서 부담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1인분씩 나오는 음식이면 당연히 내가 내는 게 맞지만 다 같이 나눠 먹는 음식은 좀 애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같이 간 친구들이 이해해줘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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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 네티즌은 “그리 귀한 애라면서 늘 계산하거나 돈 낼 땐 무생물 취급하네”라고 비판하는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매번 모임에 애를 데려오는 것도 아닌데 친구 애가 먹는 거까지 n분의 1로 나눈다는 게 너무 빡빡하고 정 없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치페이의 적당한 선은 어디일까요. 어떻게 하면 정없지 않은 더치페이가 되는 것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서현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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