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벌인 뒤 가뿐숨을 몰아 쉬며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지난 금요일 10살 아들과 4살 딸은 영웅을 잃었습니다. 어린 남매를 남겨두고 허망하게 떠난 아빠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이었습니다.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3일 오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소방관 아빠의 죽음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3일 장을 지낸 뒤 먼저 간 매형을 그리는 처남이 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처남에게 매형은 친형 같은 존재였나 봅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뒤 장례를 치르면서 겪은 일과 심정을 담담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갑자기 떠난 매형에게 ‘고맙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소방관 매형이 갑자기 세상을 등지게 된 이유는 글에 나와있지 않습니다만 비통한 심정으로 미루어 사고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 금요일 오전 출근 준비를 하는 중 비보를 접했다고 합니다. 누나와 같은 소방서에서 만나 10살 아들과 4살 딸을 두고 저 멀리 떠났다면서 흐느꼈습니다.

이 글에는 수많은 위로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이들이 꿋꿋하게 자라나길 기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사연 원문을 그대로 소개합니다>

저번 주 금요일.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사랑하는 매형이 떠났습니다...

누나와 같은 소방서에서 만나 사랑하는 조카 10살 아들과 4살 딸을 두고 저 멀리 떠났습니다..

금요일 오전 출근 준비 중 전화를 받고 설마설마 하며 믿지 않았는데..

입관 때 본 편안히 잠들어 있던 매형 모습...

일어나라고 왜 여기 누워계시냐고 흔들면 금방이라도 자다 깬 것 처럼 일어날 듯 보였는데..

그렇게 발인까지 하고 매형이 그토록 보고싶어 하던 매형 아버지 곁에 모셔드렸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갑작스레 떠날 수 있는지요..

4살 조카는 아빠가 삐뽀간 줄 알고 있습니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 출근....

삼일장 중간중간 10살 조카가 아빠 사진 보면서 잘 가라고.. 손도 흔들고..

조카가 울지 않게 지인들이 과자 사주면 잘 먹다가도 하나씩 아빠 사진 앞에 놓으며 아빠랑 나눠먹을거라고...

너무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메어졌다는 표현이 부족 할 만큼 제가 숨을 쉬지 못 할 정도로..

식을 다 마치고 10살 조카가 울면서 제게 묻더군요..

아빠랑 야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냐고..

뭐라고 말을 해줘야할지 몰라 그저 고개 숙이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렇게 울다 조카와 약속 했습니다.

아빠보다 삼촌이 더 재미있게 놀아주겠다고.. 조카가 활짝 웃으며 정말? 이라고 묻는데 그 모습이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만큼 눈물이 터지더군요..

어제는 제가 물어봤습니다.

학교 가면 친구들이 왜 학교 안왔냐고 물어볼텐데 뭐라고 대답할거냐고 했더니 현장체험 갔다왔다고 할거랍니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친구들이 놀릴까봐....아빠없다고 생각할까봐.. 말을 안할거랍니다..

그 말 듣고 집 밖으로 나가 혼자 미친사람 처럼 흐느꼈습니다..

저와 잘 놀다가도 멍 하니 가만히 있고.. 아빠보고싶어... 말 하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삼촌이 아빠역할 해주면 안되냐고.. 힘들겠지만.. 이라고 말 하는데 정말....

아빠만큼 아니, 아빠보다 더 재미있게 삼촌이랑 놀자고 약속 했습니다.

삼촌이랑 더 많은 추억 만들자고.

물론, 안되겠죠..

조카와 매형과의 추억이 정말 너무나 많아서.

그래도 조카와 한 약속이니 만큼 최대한 노력하여 보살피려 합니다.

부모님과 제가 조카와 누나들을 아무 문제 없이 잘 지켜야겠죠...

지금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픕니다. 아프다는 표현이 부족할정도로..

제 조카와 누나는 더 하겠죠..

적고싶은 글이 너무나 많은데 이런저런 생각하며 적다보니 글이 뒤죽박죽일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항상 행복하시길...

사진=뉴시스

사랑하는 조카.

언제든 아빠가 보고싶고 아빠랑 말하고싶고 아빠와의 추억이 떠오른다면 천번이고 몇번이고 아빠보러 가자.

삼촌이랑 아빠한테 가서 아빠 잘 지내고있냐고 안부 여쭤보자.

조카는 삼촌이 잘 놀아주고 있다고 아빠한테 자랑할 수 있도록 삼촌이 노력할게.

사랑하는 내 조카.

조카 친구들이 사람들이 아빠가 하늘나라 갔다는 존재를 모를만큼 삼촌이 잘 보살펴줄게.

항상 건강하고 밝게 씩씩하게만 자라길 바란다..


매형.

생전에 누나를 참 많이 아껴주고 보살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저희집에 와서도 부모님께 항상 살갑게 대해 주셨고 저도 참 고맙습니다.

처음 소식 접했을 땐 정말 아무생각 들지 않을만큼 원망스러웠는데 진심을 다 한 기도를 드리고 나니 이제 숨을 쉴 수 있을 듯 합니다.

조카들 걱정은 마세요.

제가 매형 몫 까지 최선을 다 하여 보살필게요.

그저, 언젠가 조카가 그토록 보고싶어 하는 매형을 언젠가.. 보게 된다면 조카를 웃으며 안아주세요.

조카는 지금 저와 마찬가지로 소원이 아빠를 되살리고 싶은 만큼 매형을 보고싶어 합니다.

종종 매형 뵈러 갈게요.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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