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의 ‘노밀(No Meal)’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내식 공급업체를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기내식을 임시로 공급하기로 했던 협력업체 대표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해 3월 LSG스카이셰프코리아 대신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선정했다. 지난 1일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올해 3월 인천공항에 짓고 있던 공장에서 불이 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아시아나 항공은 기존 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단기 공급계약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궁지에 몰린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 등에 기내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와 3개월간 임시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조건으로는 기내식 문제로 출발이 15분 이상 지연되면 항공사는 업체에 수수료를 안 내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음식 값의 절반을 내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문제는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생산량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하루동안 필요한 기내식은 여름 성수기 기준으로 3만식인 반편 이 업체가 해결할 수 있는 공급량은 10분의 1에 불과한 3000식 정도다. 샤프도앤코를 통해 기내식을 납품하던 협력업체 대표 A씨는 이 같은 계약 조건으로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숨지기 직전 주변에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한다. 내가 책임져야 할 것 같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지인은 YTN에 “A씨가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울고 있다. 여자 직원들이 울고불고 난리라고 했다”면서 “숨진 A씨도 통화 당시 잠도 못 자고 28시간 연속으로 일한 상태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A씨의 아들도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직원들과 밤새가며 납품을 준비했지만 요구하는 수량을 공급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A씨가 회사의 능력에 맞게 납품하겠다고 했지만 아시아나 항공사 측은 하루 3만 명 분에 달라는 모든 노선의 기내식을 공급하라고 계속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아시아나측은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시아나 측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준 계약일 뿐 이번 기내식 대란과 숨진 A씨의 사건은 무관하다”며 “협력업체의 부담을 고려해 업계 표전에 비해 배상 부담을 낮췄고, 첫 8일간 15분 지연까지는 면책 조항을 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오전 9시30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모 아파트에서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 협력사 대표 A씨가 스스스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A씨의 친동생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 했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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