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뉴스 캡처

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들을 사찰한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수 당시 기무사령관이 청와대에 직접 보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MBC는 진도 팽목항과 안산 단원고 등 기무사 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된 지 두 달쯤 지난 2014년 7월 6일 이재수 당시 기무사령관과 세월호 TF팀장급인 처장들이 가진 회의에서 주고받은 말이 고스란히 담긴 ‘현안업무 회의록’을 입수해 3일 공개했다.

공개된 회의록에는 이재수 당시 기무사령관이 참석자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사령관이 “실종자가 현재 11명인데 부모 성향은 확인하고 있냐”고 물었고 처장들이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이 전 사령관은 “여기 정보기관이야. 옛날 같으면 일일이 공작할 사항이야”라고 호통친다.

이 전 사령관은 또 “학부모에 대한 성향을 파악해서 일대일로 맨투맨으로 붙이던, 종교계를 동원하던, 국정원을 동원하던 타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오늘 BH에 보고 하는데 어제 보고 자료를 주면 어쩌라는 거냐. 이번에 보고할 때 한 줄도 수정하지 않고 말로 때웠다”며 다그쳤다.

이 전 사령관이 언급한 BH는 블루 하우스의 약자로 청와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의록은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은 기무사령관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고 기무사령관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의 누군가에게 보고하며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앞서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태스크포스)팀은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을 발견했다”며 ‘세월호 180일 간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기무사가 사고발생 13일째였던 2014년 4월 28일 세월호 관련 현장상황 파악을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같은 해 5월 13일 참모장을 TF장으로 하는 ‘세월호 관련 TF'로 확대 운영해 10월 12일까지 6개월간 운영한 내용이 담겼다. 문건에는 세월호 유가족의 성향 등을 파악해 분류한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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